북한이 비록 조건을 달기는 했지만 미국이 제의한 미·북간 고위정치협상에 나타날 뜻을 밝힘으로써 베를린 경수로 전문가회담 결렬 이후 고조돼왔던 위기가 일단 고비를 넘긴 것으로 보인다.로버트 갈루치 미핵대사가 지난 21일 북한측에 5월초 제네바에서 고위회담을열어 경수로 협상 교착상태를 타개하자고 제안한데 대해 북한의 강석주 외교부부부장은 25일 답장을 해왔다.
북한측 회신내용은 재개되는 고위 정치협상에서 '한국형'이 아니라 '미국형'을 논의한다는 조건으로 회담제의를 수락한다는 것이 골자다.북한은 이 회신에서 자신들이 베를린 전문가 회담에서 획기적인 제안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측의 완강한 태도로 협상이 결렬됐다는 주장과 함께 '미국형'을 중심으로 강-갈루치 회담이 열린다면 회담에 응한다는 입장을 전해왔다.북한은 이와함께 고위회담이 계속되지 않으면 부분적으로 핵연료봉을 재장전할수도 있다는 입장도 함께 회신내용에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아직 북한측 편지에 대해 한미 양국정부의 자세한 입장은 정리되지 않았지만강석주의 서한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서울과 워싱턴의 기본적인 반응은긍정적이다.
공로명 외무장관은 북한측 답신이 한국정부에 전달된 후 25일 기자들과 가진간담회에서 "조건이 붙은 회담이 있을수 있느냐"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5월중에 회담이 열릴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비교적 낙관하는 모습을 보였다.이처럼 한미 양국이 회담재개를 낙관하는 것은 강의 편지에서 읽을수 있는 몇가지 북한측 태도에 연유하고 있다.
먼저 북한은 경수로 전문가회담이 결렬된 후 경수로 협정체결 목표일 이후 언제든지 영변 5MW 실험용 원자로의 핵연료봉 재장전에 들어가겠다는 위협을해왔으나 이날 편지에서는 조건부 회담수락에 가려져 핵동결조치 위협의 강도가 한풀 꺾였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해석이다.
또한 북한이 '미국형' 고수를 회담재개의 전제로 제시해 왔지만 한미 양국은앞으로 고위회담에서 북한측이 고집하고 있는 노형문제를비롯, 모든 문제를일단 논의할수 있다는 논리로 대응할 것이기 때문에 북한측이 미리 회담을 거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라는 것.
따라서 북-미간에 한차례 주고받은 서한내용을 토대로 한다면 한두차례 더 무엇을 의논할 것인가에 대한 서한이 오고간 끝에 당초 미국이 제안한 5월초보다는 다소 늦게 제네바에서 강-갈루치 대좌가 이루어지지 않겠느냐는 전망이다.그렇지만 한미양국은 북한의 '벼랑끝 전술'을 지켜보면서 과연 기본적으로 '한국형'을 받으려고 하는지에 대해서 확신을 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북한측의 답신에 반영된전반적인 긍정적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제네바 고위회담이 무산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것은 이같은 북한의불분명한 태도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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