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재혼 전쟁미만인도 연금수혜

세계 제2차대전 전승 50주년 기념 축하무드의 상승 기류는 영국의 전쟁 미망인들에게도 예외없이 찾아들고 있다. 최근 영국 정부가 전쟁 미망인에 대한 연금 지급 인상건과 그 수령 기준도 대폭 완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오는 8일 전승 기념일을 앞두고 피터 릴리 사회복지부 장관은 상원의 개정안을 전격 수용하여 이제까지 연금 수령이불가능했던 재혼 전쟁 미망인들에게연금을 지급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아직도 단서는 붙어 있다. '재혼한 배우자와 사별하였거나, 이혼하였거나, 별거중인 상태에 한하여'연금이지급될 예정이라고.

현재 영국의 연금법은 전쟁 미망인이라 하더라도 재혼을 하게 될 경우 연금대상에서 제외된다. 사회 복지부는 이번 개정안으로 혜택을 받게될 미망인의수는 약 1만7천명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연간 4천만 파운드가 소요될 것이라고예정한다. 올 10월부터 시행될 이 연금은 1주당 1백43파운드(17만5천원) 전액면세혜택을 받게 된다. 릴리 장관은 하원에서 이법의 개정안을 발표하며 "전쟁을 승리로 이끈 그들의 죽음 덕분에 오늘날 우리의 자유가 가능했다"고 밝히며전사한 군인들의 유가족을 보다 세심히 살피려는 정부의 이러한 결정은 분명히국민 모두의 공감을 얻으리라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윈스턴 처칠 경의 손자로역시 이름이 같은 윈스턴 처칠 의원은 "이로써 고통과 불평등 속에서 살아온미망인들에 대한 처우개선이 끝난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이러한 움직임에 더욱 고무된 단체는 '전몰 유가족 협회'. 영국내 모든 전쟁미망인을 대상으로 하는 이 단체는 이번 조처는 재혼 전쟁 미망인의 완전한 권익보호를 위한 운동의 첫걸음에 불과하다며 앞으로의 결연한 의지를 다지고 있다. 이 협회측에 따르면 현재 연금 박탈이 두려워 제2의 인생을 포기한 수많은여성이 있다며 가혹한 법이 아닐 수 없다고 주장한다. 지난 이라크 전쟁으로남편을 잃은 위크 부인은 비록 재혼을 한다해도 요즘 세상은 남편의 경제력으로만 살 수 없는 형편이 아니냐며 지금의 생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혼자사는 것이 최선책이라고 한 인터뷰에서 말했다.

〈옥스퍼드 권은정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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