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라크, 가장 강력한 프랑스 연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대통령 당선자의 등장으로 미국의 정계 분위기도 심상찮다. 그의 등장은 냉전사고에 물든 구시대 인물의퇴진과 함께 21세기를 이끌새로운 지도자의 출현이라는 의미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미국인들은 시라크의 당선을 "전세계가 주시해야 할 의미있는 세대교체로 그는 드골이후 가장'강력한 프랑스'시대를 열것이며 유럽연합을 촉진시켜 프랑스가 경제적으로 유럽의 확실한 '큰손'으로 등장할 것"으로 보고있다.인물의 세대교체라는 점은 시라크의 나이때문이 아니다. 그는 벌써 62세로서방세계의 지도자들 중에는 콜 독일총리를 제외하면 고령인 셈이다. 하지만그의 정책은 젊다. 그는 중도우파로서 냉전적 사고에서 벗어난 신세대이다.그래서 때마침 유럽을 방문중인 올해 47세의 앨 고어 미국부통령은 "21세기에가장 비전있는 정책은 잔혹했던 냉전시대에 형성된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의 시각을 제자리로 돌려 놓는 일"이라고 말해 시라크의 등장을 "유럽대륙에서 이미21세기가 다가온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의 언론들이 "당신은 다음 세대의 프랑스뿐만 아니라 전 유럽, 나아가인류의 미래를 이끌어야 한다"는 로만 허조그 독일대통령의 축전을 크게 보도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드골의 제자인 시라크는 양원의 지지를 받고 있고 이번 선거에서 중도우파로서 극우파의 지지를 뿌리쳐 좌파와의 정책적 연합도 가능해 드골못지 않게 강력한 정부를 이끌 것으로 미국인들은 보고있다.그는 총리에 라이벌 에뒤아르 대신 전후세대인 알라인 주페(49), 경제 재정담당 특보에 역시 49세의 마델린, 외무장관에 현 교육부장관인 43세의 프랑 베이류를 임명할 것으로 알려져 '젊고 강한 정부'를 분명히 할 것이다.경제적으로는 인플레를 잡는 것보다 조세정책과 정부보조를 통해서라도 12·2%나 되는 실업률을 내리는데 치중할 것이다. 하지만 농업문제에서 더욱 큰 양보를 해줘야 한다.

고집 불통 미테랑보다는 훨씬 부드러운 관계가 되겠지만 EU국가와는 물론 미국과도 원만하게 지내기를 바라고 있고 보스니아사태등 국제현안에도 더많은관심을 보여주길 희망하고 있다.

이같은 점에서 미국정치는 바짝 긴장하고 있고 더욱 강한 개혁의 바람이 불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1월 중간선거에서 나타난 민주당 다선의원들의 몰락은 국민들의 보수화가 아니라 변화와 개혁에 대한 충격이었고 '노회한 정치꾼'들에 대한 거부였다.

그런 맥락에서 차기 미국대통령도 전후 세대인 밥 돌이나 나이에 비해 생각이 늙은 클린턴이 아니라 컴퓨터와 탈냉전시대에 걸맞은 공화당의 뉴트 깅리치하원의장, 민주당의 앨 고어 부통령중에서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것도바로 이 때문이다.

시라크의 등장은 콜 총리의 몰락을 비롯 서구 정치사에 세대교체와 변화의바람을 몰고 올 것이라는게 미국내 분위기이다.

〈워싱턴·정서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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