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TV는 뭐 하노. 사람이 수백명 죽었다 카는데 지직거리는 전파만 내보낼끼가""서울 성수대교 붕괴사고 때나 아현동 가스 폭발때는 마치 나라가 망할 것 처럼 현장생중계로 난리법석을 떨더니 그 보다 희생자가 더 많은 이번사고에는 왜 입을 다물고 있습니까. 언론도 지방이라고 깔보는 겁니까"대구참사 외면한 방송지난 4월28일 발생한 대구지하철 도시가스 폭발사고에 대한 단편적인 소식이전해진 이후 특히 속보성(속보성)을 자랑하는 방송이 오랫동안 침묵만 지키고있었다. 더구나 놀란 대구시민들의 궁금증을 풀어주지는 않은채 방송은 한가롭게 고교야구를 생중계 했다. 이같은 사실에 대한 대구시민들의 분노섞인 여론을 우리는 어느 기자의 '취재수첩'에서 읽었다. 그것은 대구시민이면 누구나느꼈을 의구심이며 공감된 분노의 표현이었을 것이다.
여기에서 우리가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는 물론 "방송이 왜 직무유기를했는지, 그렇다면 그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와 같은 사후약방문격인 원인규명만은 아니다.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주어진 지역문제를 인식하고 해결의방안을 마련해 나갈 수 있는 진정한 방송의 역할과 더불어, 어떻게 운용되어야할 것인가"하는 실천적 논의가 아닐까. 이제 이틀후면 우리의 지역방송으로 '대구민방'이 공식적으로 출범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대구민방'에 바라는 것은 무엇인가. 물론 이제껏 중앙방송의 중계국 역할에 머물러 있는 기존의 지방방송과 같아서는 안된다. 우선 대구시민의 입장에서 바라는 지역방송은 지난 사고와 같이 어떤 심각한 상황이 벌어졌을 때, 당장 지역민의 궁금증을 풀어줄 수 있는 사실에 대한 정확하고 신속한 보도와 더불어 지역민들의 참여를 독려해서 문제해결의 방안을 함께 마련해 가는 노력을 보여주는 일이다. 어쩌면 여기에서 특히 지역방송의 존재 의미와 역할의 당위성이 찾아져야 할 것이다.
중계국 역할 이젠 그만
이제 다음달의 지방선거를 통해서 지방화시대가 열린다. 때 맞추어 출범하는'대구민방'에 대해서 우리가 거는 기대는 크다. 우선 TBC는 소유구조에서 직할국이나 계열사가 아닌 권역별 독립방송사다. 따라서 지역문제를 스스로 다룰수 있는 프로그램 편성의 독자성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대만큼이나 선뜻 믿음이 가지 않는 것은 단순한 노파심에서 일까. TBC의 경우 외주제작을 합쳐 22·4%의 자체제작비율로 출발한다. 이같은 비율은 물론 기존 방송사의 10~15%보다 훨씬 높다. 그러나 전체의 4분의3 이상이 서울지역 방송인역중계소로 전략할 가능성도 크다.
물론 그동안 SBS 방송을 보지못한 지역민들의 상대적인 박탈감을 TBC가 메워줄 수 있다는 사실을 부정할 필요는 없다. 문제는 '모래시계'를 보기 위해서지역방송의 존재가치가 자리매김될 수는 없는 것이다. 이같은 맥락에서 자체제작한 지역프로그램의 내용과 더불어 그것이 어느 시간대에 편성되는지가 수치상의 비율보다는 더 중요하다. 그러나 TBC의 주중 로컬타임은 주로 아침과 밤11시대로 잡혀있으며, 주말에는 오후 2~5시에 전부 스포츠로 메워져 있다.특히 TBC의 소유구조는 '청구'를 위시한 우리 지역을 배경으로 성장한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거의 망라되어 하나의 지역경제인 연합체로 구성되어 있다.따라서 상업주의 논리와 자체적인 갈등으로 지역의 공익성(공익성)을 담보해내기가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대구민방'은 지역민 모두의 것이어야 한다.TBC의 소유주체인 기업들은 사(사)적 이익보다는 사회환원 차원에서 지역발전에 기여하는 좋은 방송만들기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지역민 모두의 것 돼야
결국 TBC가 우리의 지역방송으로 선택받을 수 있는 것은 앞으로 어떻게 운용되느냐에 달려 있는 셈이다. 궁극적으로 지역민의 참여를 확보해서 지자체의정착을 도모하고 지역문화를 활성화시켜서 지역에 도움을 주는 그런 방송이 되기위해서 자기 정체성을 확립해 가는 끊임없는 노력이 요구된다. 앞으로 지역민의 한 사람으로서 격려와 함께 깊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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