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넬슨 만델라' 지도력 위기

1백50년동안 계속된 백인들의 횡포에 대한 흑인들의 분노를 온 몸으로 막고있는 넬슨 만델라는 피의 보복을 바라는 다수의 흑인들에 대해서는 '배신자'에가까운 비난을 받고 있다.14일자 미국 뉴욕타임스 주말판은 '위기의넬슨 만델라'를 특집으로 다루고있다. 다음은 NYT특집의 요지.

넬슨 만델라는 미국인의 입장에서 보면 관용과 인내, 서구식 민주주의, 시장경제 그리고 중용을 사랑하는 인물이다. 하지만 남아공의 흑인 지식인들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동족을 저버린 배신자로 비치고 있다.만델라가 권력을 장악한 지난 1년이후 남아공에는 무선전화가 달린 고급승용차와 양복을 입은 신사들이 늘어났지만 옛백인 정부 못지 않게 새 정부에 이질감을 느끼는 흑인들이 늘고 있다. 그만큼 넬슨이 지난날 거리에서 함께 싸울 때처럼 자신들의 아픔을 몰라주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것은 국민들이 아직도 숭앙하는 인물이 바로 넬슨 만델라대통령의별거중인 부인 위니 만델라이다.지난 3월 교통부 장관직에서 물러나기 전부터도 그녀는 백인에 대한 피의 보복을 공공연히 주장해온 인물이다. 남편이 인내와 타협에 정치적 노력을 투자하는 반면 그녀는 명성과 공격을 지향하고 있고남편이 백인들과 평화공존을 바라는데 비해 그녀는 피의 복수를 주장하고 있다. 넬슨이 비인종차별주의자라면 그녀는 극단적 분리주의자이다. 넬슨이 남아공에도 서구식 민주주의가 뿌리내릴수 있다고 믿는 반면 위니는 "아프리카는영원한 아프리카"라며 남편에게 꿈을 깨라고 호소하고 있다.부족의 추장 딸로 태어나 교회교사를 지내면서 어린이들에게 '백인들은 약탈자'라고 가르쳐 온 그녀는 지난 60년대초 사회사업가 시절 세자녀를 둔 16세연상의 이혼남 넬슨 만델라와 만나 남편이라기 보다는 스승이나 아버지를 대하는 심정으로 결혼을 했다는게 본인의 회고이다.

그녀는 백인치하에서 20년간의 투옥생활을 하면서 증오와 분노심을 피속에심어왔다. 이 점에 26년간 감옥에 있으면서 사랑과 중용의 정지를 터득한 넬슨과 다른점이다.

그녀가 물러난 것도 백인 장관의 집을 습격한 레지스탕스 영웅인 14세 소년스톰피의 죽음과 연관이 있다는 의혹 때문이었다. 물론 그녀는 자신의 해임을'마녀사냥' 또는 '정치적 보복'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백인들과 남편은 그녀가 레지스탕스를 돕기 위해 죽은스톰피의 친구 소년 3명을 집으로 불러 회초리로때리며 백인장관에게 불리하게 진술토록 했다는 것이다.문제는 절대 다수 국민들이 넬슨 만델라보다 그녀를 믿고 "위니만이 남아공을 살리고 흑인들을 잘살게 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다.타협이나 중용보다 강경함이 박수를 받는게 이치지만 참다운 용기는 일반적으로 강경한 행동속에 있기에 넬슨보다 위니에게 박수를 보낸다는게 남아공 국민들의 생각이다.

〈워싱턴.정서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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