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인류최대의 천형" 에볼라 바이러스

바이러스의 선전포고에 인간은 언제까지 무기력해야만 하는 것일까 ? 최근전세계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는 에볼라바이러스도 90%에 육박하는치사율로 무장하고 인간을 위협하고 있다. 지금까지 2천만명이상 감염돼 약 5백만명 가량 발병한 것으로 추산되는 에이즈도 HIV라는 인체 면역기능 파괴 바이러스에 의해서 인간이 공격을 받은 경우이다. 그렇다면 에이즈 바이러스와에볼라 바이러스중 과연 어느 것이 인간에게 더 치명적일까 ?에이즈의 경우는 바이러스에 감염되고도 길게는 10년까지 아무런 증상도 발견하지 못하고 지내는 경우가 있지만 에볼라는 사정이 다르다. 길어야 21일정도의 잠복기간을 가지고 있어 짧게는 감염된지 3-4일정도만 지나면 죽음의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엄청난 속도로 감염자의 세포를 죽이기 때문에이렇게 희생된 세포는 죽은혈액세포와 엉겨붙어 피부가 시퍼렇게 멍든 것처럼 보이게 되며 젖은 종이마냥피부조직이 흐물흐물해진다. 에볼라에 감염돼 죽는 사람의 모습은 너무나 처참해 가족들도 차마 볼 수없을 지경이 된다. 항문의 기능을 조절하는 괄약근이파열돼 바이러스로 파괴된 내장들이 쏟아져 나오고 입으로도 내장의 시커먼 찌꺼기들을 토해낸다.

에볼라가 이처럼 감염자를 빠른 시간내에 사망시켜 넓게 전파될 기회를 주지않는 반면 에이즈 감염자는 감염여부조차 모르고 몇년동안 지낼 수 있다는 점이 다르다 . 그러한 긴 잠복기간으로 인해 오히려 에이즈는 더 넓게 퍼질 수있는 것이다. 결국 인류전체에게는 에이즈가 더 큰 위협이지만 감염자 한 사람에게 있어서는 에볼라가 훨씬 끔찍한 공포의 대상이라는 것이다.그렇다면 에볼라 바이러스가 에이즈와 마찬가지로 전세계로 전파될 가능성은없는 것일까. 감염된 사람이 제한구역을 벗어나 전세계로 흩어지지 않는 이상체액을 직접 교환해야 전파되는 에볼라 바이러스의 창궐은 소규모 지역에 그칠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태양에 노출된 바이러스는 자외선에 의해 단 몇 분도견디지 못하고 파괴된다.

아프리카의 오지에 숨죽이고 있던 에이즈나 에볼라와 같은 바이러스가 이처럼 들끓게 되는 주요한 이유로 도시화를 들 수 있다. 사람들이 도시에 모여들어 바이러스 보균자들이 서로 접촉할 수 있는 가능성이 훨씬 증가되었다는 것이다. 2천년대가 되면 전세계 인구의 약 50%가 도시거주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자이르의 경우 전체 인구 4천4백만명중 44%가 도시에 거주하고 있으며 그 중단지 14%만이 깨끗한 물을 공급받고 있다. 병원의 사정도 나을 것은 하나도 없다. 중앙아프리카에서 있었던 세차례의 에볼라 창궐 중 두차례가 병원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은 결코 우연의 일치는 아닌 것이다.

〈정인열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