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자-무책임한 약사들 진단 곤란

본인은 비수련병원에서 야간, 휴일당직을 하는 일반의사로서 진료시 느꼈던문제점을 하나 적어보고자 한다.지난달 14일 일요일에 아침부터 저녁까지 고열과발진을 동반한 5명의 영유아를 진료하였다.5명 모두 마침 휴일이어서 그런지 인근의 동일한 당번약국에들렀으며 내원할 당시 38.3~39.8℃사이의 고열이 있었고 모두 약국에서 홍역(?)이라는 진단과 함께 해열제는 경구로도, 주사제로도 주면 위험하다는 얘기를 듣고온 공통점이 있었다.

본인이 진찰후 해열제투약을 하려하자 보호자들마다 약사에게서 홍역에 해열제를 쓰면 죽는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한사코 책임진다는 각서를 쓰고 해열제를쓰라며 우기는 것이었다. 아무리 설명해도 이해시킬수 없어 보호자마다 의학교과서를 펼쳐 번역을 해주고서야 겨우 해열제를 쓸수 있었다.지난달 28일 일요일에는 한 30대 아주머니가 옆구리가 아파서 약국에서 '난소염'이라는 진단과 함께 항생제 한통을 장기 복용하라는 얘기를 듣고 내원했는데 결과는 (X-ray, 소변검사로 확인)난소염과는 전혀 거리가 먼 우측하부요관결석이었다.

후자의 경우는 차치하더라도 전자에 있어 영유아환아에게 고열이 얼마나 위험한가를 당시 그 약사는 알았는지 묻고 싶다.

더구나 한명의 약사에게서 나온 그릇된 말 한마디로 5명이나 되는 영유아가수시간 고열에 방치되었음을 생각한다면 어이가 없다못해 쓴 웃음이 날 정도였다.

일전에 병원인근 약국에서 "의약분업이 되면 전국민이 불편을 감수해야 하며우리나라 여건에 시기상조"임을 주장한 화보를 보았다.

본인도 그 주장에 어느정도 타당성이 있음을 인정하지만 한가지만 묻고 싶다.

한.약분쟁에 있어 약사들은 "약대에서 본초학및 생약을 배우므로 약국에서도한약을 다룰 수 있다"고 주장하는데 그렇다면 과연 약대에서도 진단학을 배우기 때문에 자신있게 '난소염 진단'(?)을 내리고 홍역에 해열제를 쓰면 환자가죽는다는 무책임한 말을 하는지 말이다.

권도승 (ㅅ병원 응급실 당직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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