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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시론-교육개혁안 보완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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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사회는 입시위주교육에서 파생된 과외근절문제, 인성교육강화, 학력위주의 사회풍조탈피, 교육시장개방에 대비한 교육계의 대처 등에 관한 문제들에 의해서 교육개혁을 요청하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어 왔다.그런데 지난 5·31교육개혁안은 이와 같은 교육현안을 해결하는데 미흡한 점이 많아 적절한 보완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평가된다.--전인교육의 방향

실학자 정다산선생이 일찍이 말하기를 성리학자들은 도를 이니 기니 체니 용이니 하여 천가지 만잎사귀로 나누고 야단하여 공리공론을 주장한다고 개탄한바 있다. 그런데 지난번발표된 교육개혁안은 입시위주 교육의 개선을 바라는국민적 요구와는 달리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서 시험문항을 배로 출제하고 이틀간의 시험을 실시한다고하여 입시위주의 학교교육을 강화하려는 듯한 인상을풍겨 앞뒤가 맞지 않는 탁상공론이라는 여론이 분분하다.

실제로 수능시험의 고난도문제 출제와 전인교육은 반비례적 관계에 있다. 수능시험이 주로 교과서의 기본문제들로 출제될 때 점차 과외는 사라지고 여유를가진 학교들이 자연학습장의 이용, 캠핑, 소년단활동등 여러가지 특활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청소년들의 정서와 인성의 순화, 공중도덕등 질높은 전인교육을실시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생활종합기록부 작성의 실효성도 높아질 것이다.--전국민 학사화 예상돼

우리사회는 958년 고려 광종때부터 과거제도가 실시된 이후 천여년동안 학력위주의 사회풍토가 심화되어, 고학력 중심의 뿌리가 얼마나 깊은가를 알 수있다.

그런데 때마침 교육개혁안의 준칙주의에 의해 많은 대학이 자유롭게 설립될수 있고 면접시험에 의한 대학입학이 가능해지면 마땅한 소일거리를 찾지 못한주부들이나 중소업체에 근무하면서 자기발전의 계기로 삼으려는 사람들을 대학으로 향하게 하여 전국민 학사화의 열풍이 몰아칠 것으로 분석된다. 자연히 중소업체는 임금상승과 인력난으로 타격을 받게 될 것이 명백하다.또 국민들은 실질을 숭상하기보다 겉치레를 중시하기 때문에 학원에서 3개월내지 1년이면 가르칠 기능을 기능대학들이 생겨 4년으로 과대포장하여 가르칠때 이와같은 비능률적 학제를 가지고 국제경쟁에서 이길 수 있을까.--합리적 대학개혁 방안

18·19세기 유럽사회는 특별한 직업을 갖지 않고서도 살아갈 수 있었던 귀족들의 기호에 따라서 대학이 2개내지 3개의 전공을 동시에 습득할 수 있는 대학편제를 유지하면서 혓바닥만 잘 놀리는 명망가들을 많이 배출하였다.그런데 대학 4년간 3개내지 4개의 전공을 이수할 수 있도록 한 교육개혁안의예시는 실은 아무 전공도 갖지 않는 전근대적 명망가들을 사회에 배출하자는것밖에 안된다.

20세기 현대사회는 고도로 전문화되어가고 있다. 남미의 펠레는 20여년동안축구공 한가지를 전공으로 하여 축구황제라는 세계적 스타가 되었다.4년간 3개내지 4개의 전공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시간을 가지고 좀더 합리적대학개혁의 방안이 논의되어야 할 것이다.

세계적 일류국가인 일본의 많은 대학들은 전공과목이외에 부전공으로 3개월코스에서부터 1년6개월코스에 이르기까지 미용사·자동차정비사등 20에서 30여개에 이르는 각종 자격증을 습득할 편제를 대학마다 마련하여 학생들이 4년간여러가지 자격증을 획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리하여 양질의 인력을 사회에 배출하고 있다. 교육시장 개방에 대비하는데 일본의 대학편제가 더욱 합리적이라고 생각된다.

(김우녕·대구효성가톨릭대교수 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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