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50주년을 맞아 정신대(정신대) 할머니들의 고통에 찬 삶을 통해 전쟁의 폭력성과 비인간화를 일깨우는 일련의 행사들이 잇따라 대구에서 열려 눈길을 끌고 있다.제2차 세계대전당시 일본군에 의해 위안부생활을 강요당했던 할머니들의현재 생활을 다큐멘터리로 엮은 영화상영과 이들의 가슴속 한(한)을 직접 붓으로 풀어낸 그림전시회.
7월2일까지 열린 공간 큐(742-7356)에서 열리고 있는 영화 '낮은 목소리-아시아에서 여성으로 산다는것 2'(기록영화제작소 '보임' 제작, 변영주감독)는 한국출신 일본군위안부들의 고난과 현재의 삶을 가감없이 드러낸 16㎜짜리 다큐멘터리물이다. 서울 종로구 혜화동 나눔의 집에서 여생을 보내고있는 6명의 할머니들과 과거 일본군 위안소가 있었던 중국 호북성 무한시에살고 있는 2명의 한국인 할머니들을 인터뷰, 전쟁의 폭력, 특히 전쟁이 많은여성들의 삶을 어떻게 일시에 파괴했는가를 분노에 찬 목소리로 고발하고 있다.
일본관광객 대상의 요정에서 일하는 한 여성이 자신의 어머니가 2차세계대전 당시 일본군 위안부였다는 사실을 밝히면서 시작되는 영화는 나눔의 집할머니들의 일상적인 생활모습과 위안부시절의 피눈물나는 이야기들, 일본내민간위로금 조성에 대한 할머니들의 거부, 고향이 그리워도 부끄러워 못간다며 흐느끼는 중국의 두 할머니, 매주 수요일 노구를 이끌고 일본대사관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할머니들의 모습 등을 그려내고 있다.
역시 7월2일까지 열린공간 큐의 전시장에서 열리고 있는 '못다핀 꽃'전은 지난 93년부터 할머니들의 한풀이와 새로운 삶에 대한 바람을 미술치료의측면에서 시도한 그림들을 선보이는 자리. 김순덕(74), 이용녀(69), 강덕경(66) 세할머니가 소박한 솜씨로 그린 수채화 24점이 전시되고 있다. 흰저고리 검정치마 댕기머리의소녀가 산에서 일본공출용 버섯과 싸리씨를 채취하던 모습을 담은 '어린 시절', 일본군에 잡혀 망망대해를 배타고 가는 조선처녀들을 그린 '끌려가는 조선처녀', 위안부시절을 생각하며 흐느끼는 자신을 나타낸 '그때 그곳에서', 일본군에게 처음으로 당했던 아픈 기억을표현한 '빼앗긴 순정' 등 제목 하나하나에서 50년전의 악몽이 아직도 이들할머니들을 괴롭히고 있음을 보게된다. 이들 할머니들은 지난 24일 행사현장에서 관람객들과 대화의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한편 대구여성회는 대구지역의정신대할머니 돕기 바자회를 동아쇼핑후원으로 오는 8월 가질 계획으로 있어 정신대할머니 돕기 운동이 지역에서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전경옥기자〉
댓글 많은 뉴스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