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시론(김문욱·한국은행 대구지점장)-지역경제발전의 걸림돌

미국 하바드대학의 메이슨(Edward S Mason)교수는 '한국경제 및 사회의 현대화'라는 저서에서 우리나라 경제가 고도성장을 이룩하게 된 주요요인의 하나로 정부와 지도자의 경제성장에 대한 확고한 의지와 강력한 추진력을 들고있다. 국민경제가 발전하고 성장하는 과정에서 정부와 지도자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일깨워주는 대목이다. 최근 지방자치제의 실시와 함께 지역주민들의 부푼 기대속에서 지역의 특성에 맞는 산업의 육성책등 다양한 경제정책을 추진해야 할 지방자치단체나 단체장의 역할 역시 그에 못지않게 중요함은 더 말할 나위도 없다.**사회적 경직현상 파생

특히 대구지역의 경우 각계 각층의 지역사람들이 지역 경제가 매우 낙후되어 있다고 느끼고 있기 때문에 지역경제의 회생과 재건에 대해 지방자치단체와 단체장에게 거는 기대는 다른 지역보다 더욱 크다고 하겠다. 그러나 문제는 대내외 경제사회환경이 그간 비합리적이고 비효율적인 동시에 반성장적인바람직하지 않은 방향으로 변화되면서 발생한 각종 사회적 경직현상(socialrigidity)등이 지방자치단체와 단체장이 지역발전을 위한 경제정책을 추진하는데 커다란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즉 먼저 경제성장의 성과배분과정에서 나타난 부의 편재현상 심화등 소득과 부의 분배구조 왜곡과 정치사회의 민주화 진전과 함께 제몫만을 중요시하는 이익집단의 영향력이 증대되면서 발현된 사회계층 간 갈등, 경제주체간이해상충, 지역간 갈등과 같은 사회적 경직현상은 지역간 또는 지역내의 주요현안 문제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합의도출을 어렵게 하여 지역경제발전에장애요인이 되고 있다. 예를 들어 대구공항을 국제공항으로 확장 건설하는문제는 지방자치단체와 주민, 즉 경제주체간 이해가 상충되는 경우이고 위천지역의 국가공단지정문제는 낙동강 수질오염을 우려한 부산·경남지역과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경우인데 나라경제와 지역경제 그리고 지역경제간은 모두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움직이고 발전됨을 감안한다면 이러한 갈등문제는국가 및 지역사회의 조화와 이익을 가져오는 방향으로 조정되어야 한다.**지역간 갈등조정 긴요

두번째로 완화되어야 할 사회적 경직현상은 과거 정치사회의 급속한 행태변화로부터 파생된 지역 특유의 정서 및 성향인데 바람직하지 않은 이지역의특성으로는 흔히 보수성과 배타성을 들고 있으며 이러한 특성은 진취성의 부족과 함께 같은 동아리가 아니면 남을 인정하고 수용하는 것을 꺼려하며 또자존심과 자긍심을 앞세워 모방하기를 싫어하는 성정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특징이다.

지금은 개혁과 개방으로 지역경제를 내실화하고 지역의 이익을 위해 다른지역과 사회적 동반관계를 형성해 나아가야 할 전환기임을 고려할때 바람직하지 않은 지역성향은 분명히 지역발전에 걸림돌로 작용한다. 예를 들어 이지역 주력산업으로서 지역제조업 생산의 40%를 넘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섬유산업이 그간 생산구조 조정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안주하여 낙후일로를걷고 있는 것도 이지역 특유의 성향과 무관하지는 않다. 영국의 역사가 폴존슨은 '현대세계사'에서 일본이 19세기 중엽이후 근대문명의 새로움에 적응하고 후진성을 탈피하고자 당시 선진문명을 가진 서양과 중국의 하찮은 기술까지도 받아들였지만 사회원리나 문화기반을 굳게 지켜 침식당하지 않은 실용주의 노선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도약전기·변화모색을

지역사람들의 인생관, 가치관, 국가관등 사고및 인식체계가 지역의 생존양식과 삶의 질을 결정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면 지금은 지역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 지역정서나 성향은 버리고 도약의 전기를 마련하기 위해 변화를 추구할 때다.

현실을 깊이 통찰하고 왜곡된 자존심이나 자긍심을 내세워 큰일에 졸장부되고 작은일에 대장부가 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

끝으로 지역경제는 지방자치단체나 단체장등 어느 한 단체나 한사람의 힘만으로 살릴 수는 없다. 지방자치단체, 기업, 개인등 모든 경제주체가 오직하나가 되어 지역경제의 희생과 재건을 위해 매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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