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광복50-지역문화 성과와 과제-음악

지난 50년간 한국음악계는 질적, 양적으로 많이 성장했지만 음악교육 행정공연기획등은 크게 뒤떨어져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전 국토가 폐허가 된 54년. 12세의 천재소년 한동일이 미국으로 유학을 간다는 사실이 전국민의 화제가 됐지만 현재 미국 줄리어드 음악원에 재학하는한국학생이 1백여명, 이탈리아에서 성악을 전공하는 학생이 2천여명을 헤아리는 데서도 양적성장의 정도를 짐작할 수 있다.

정명훈, 정경화, 정명화씨로 이어지는 정트리오와 백건우 김영욱 강동석등이 세계적인 음악가로 발돋움했고, 80~90년대에 들어서는 조수미 신영옥 홍혜경 고성현 최현수 김동규씨등이 성악에서, 장영주 장한나양은 어린 나이에세계적 스타로 성장해 최고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그러나 고가레슨과 입시부정의 잡음이 끊이지 않고 예술행정가나 공연기획자, 무대공연 스태프에 대한 조직적이고 전문적인 교육은 이뤄지지 않아 미래 한국음악계의 해결 과제로 남아있다.

대구.경북의 음악계는 계명대를 중심으로 5개대학에 음악과가 있을 정도로양적인 성장이 이뤄졌지만 분야의 특성상 서울과 외국유학 중심의 활동으로인해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음악평론부재, 연주공간 부족등은 지역음악계의 발전을 늦추게 하고 있는형편이다. 64년 창단된 대구시향과 각 고교의 악대부에서 기량을연마한 연주인들의 출현으로 70년대 후반까지 전성기를 누렸다. 수많은 실내악단과 성악가들이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고 60년대초 계명대를 중심으로 이뤄지던 오페라 활동도 대구오페라단 창단(72년)과함께 활발해졌고, 영남대 오페라단, 대구효성가톨릭대 오페라단의 공연과 영남오페라단(84년), 한국소오페라단(88년), 대구시립오페라단(92년)의 잇단창단으로 풍성한 시대를 구가하고 있다. 독주 독창 실내악 합창단등의 개별적인 활동은 양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지만 그 수준에 있어서는 타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침체돼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연주공간의 절대적인 부족과 함께 음악평론이 존재하지 못하는 지역음악계의 폐쇄성, 음악인들의 불협화음도 미래의 대구음악계를 위해 청산해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우리것 찾기'로 80년대 이후 급격한 붐을 일으킨 국악은 그 발전이 오히려 해가 된 경우로 손꼽히고 있다. 김덕수 사물놀이패를 중심으로 '세계속의한국'을 심어준 국악계는 국악기 개량작업에 따른 정악과 민속악계의 논쟁과반목으로 법정싸움까지 가는 추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형편이다.각 지역의 민속놀이 중심에서 80년대에 이르러 본격적인 활동상황을 보인대구.경북 국악계는 80~90년대 들어 대구시립국악단과 경북도립국악단의 출범, 영남대 경북대의 국악과 신설에 따른 젊은 연주인 배출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정지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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