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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월간지의 특종, 당시 3군 사령관의 전화 '12·12사건-장군들의 현장 육성'에 대한 말들이 많다 .당시 3군 사령관을 비롯한 통화자들이 추론(그렇다. 추론이다)하고 있는 상황을 생생하게 엿들을 수 있다는데 귀가 솔깃해진다.물론 모든 증언은 반대 심문을 거쳐야만 비로소 유효한 것이므로 그날 밤의 실제 상황을 판단하는 일은 전문가에게 맡겨야 하리라. 그러므로 그들이하고 있는 말의 정치적·군사적 의미를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는 한갓 '엿듣기'에 불과하지 않겠는가. 나는 바로 그 한갓 '엿듣기-엿보기'에 불과한문제에 대해 말해보고 싶다. 왜냐하면 '엿보기'는 바로 우리 시대 보통 사람들이 즐기는 취미이므로.

망원경은 1608년에 발명되어 군사용으로 제작되었지만 불과 반세기 뒤에는이미 일본 작가 이하라 사이가쿠의 소설 '사랑으로 인생을 마친 사나이'(1682년)에서 아홉살 먹은 주인공이 지붕에 앉아 목욕하고 있는 이웃집 하녀를 엿보는데 사용되고 있다. '엿보기'의 뿌리는 얼마나 깊고 질긴가.한쌍의 남녀 관계는 대부분의 경우 성적 호기심보다는 오래 지속되겠지만그렇다고 성적 호기심을 억누를만큼 강하지는 않다. 우리 시대의 많은 문제는 거기에서 생겨나고 거기에서 소멸한다. 그곳은 기쁨과 눈물로 얼룩진 인생의 숨겨진 뒤안길이 아니겠는가. 그 위험한 뒤안길을 직접 걷는 대신 대부분의 사람들은 비교적 덜 해로운 대용품으로 바로 '엿보기'를 즐기는 것이아니겠는가.

문명의 발전과 더불어 '엿보기'도 눈부시게 발전하였다. 모든 TV, 영화,소설은 물론 신문, 잡지 심지어 일상적인 대화까지도 이 취미를 즐기는 일에관계한다. 이제 '엿보기'는 거대한 산업이다. 〈대구시인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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