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출판가 상업주의 너무 한다

90년대 들어 문학에 있어 가장 특징적인 현상의 하나는 폭발적인 대중 시대의 도래와 맞물려 출판 상업주의의 바람이 거세진 것을 들 수 있다. 이같은 경향은 영상매체에 독자를 뺏기지 않으려는 전략적 방법으로 유효할 수있겠지만 자칫하면 진지한 문학의 고사 내지 문학의 고유한 창조성을 일탈,고만고만한 문학을 양산하거나 획일주의에 빠지게 하는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이와 관련, 최근 여러 작가의 작품을 묶은 수상 작품집, 소설 선집등이 쏟아져 나와 독자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문학상 수상 작품집인'현대문학상 수상 소설집'의 경우 수상작은 신경숙씨의 '깊은 숨을 쉴 때마다'이나 구효서 김영현 김형경 윤대녕 최수철씨등의후보작들을 싣고 있다. '제 26회 동인문학상 수상 작품집'도 수상작은 정찬씨의 '슬픔의 노래'이나 고종석 김영현 윤대녕 이윤기 한정희 홍희담씨등의우수 후보작들을 싣고 있다. '1995 이상 문학상 수상 작품집'은 대상 수상작인 윤후명씨의 '하얀 배'이나 추천 우수작으로 김향숙 서하진 성석제 윤대녕이윤기 최현숙씨등의 작품을 싣고 있다.

이들 작품집들은 모두 종전에 이 상을 받은 지명도 높은 소설가들의 작품도 싣고 상을 받지는 못했으나 소위 인기 작가 반열에 있는 '신세대 문학의기수'들의 작품을 상당수 끼워넣음으로써 상업적인 성공을 노린다는 뚜렷한목적 아래 기획된 것들이다. 시 부문도 '소월시 문학상'같은 경우 대상 외에여러 시인들을 후보작으로 올려 출판을 위한 구색을 맞추고 있다.문학상 수상집은 아니나 여러 작가의 작품을 묶어 내는 것도 한 경향을 이루고 있다. '젊은 비평가가 뽑은 오늘의 소설'(현암사 펴냄), 광복 50주년기념 한.일 전후세대 1백인 시선집인 '푸른 그리움'(세림 펴냄), 한국 소설가 협회 선정 '95 우수 단편소설 모음'(삼문 펴냄), '우리 시대의 소설, 소설가'(삼성 펴냄), '새로운 세대, 새로운 징후-새로운 작가 1.2'(예문 펴냄), '7대 문학상 수상 시인 대표작'(작가정신 펴냄), '95 PC 통신 소설 베스트'(한라 펴냄)등이 이에 해당된다.

그런데 이들 작품집 상당수는 출판의 상업적 성공을 위해 편의주의적으로만들어져 있고 이미 일부 평론가들에 의해 과도할 정도로 90년대적 작가로인정받은 작가들을 주로 대상으로 해 일부 작가의 경우 '겹치기 출연'으로몸살을 앓고 있다. 같은 작가의 같은 작품이 여기저기에 올라 있어 독자들로부터 실속이 없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윤대녕 신경숙 공선옥 김소진 이윤기 고종석 최인석 이청해 김영현 구효서씨등이 이들 새로운 작가군에 속한다.

지역 문단의 한 관계자는 "주로 90년대 작가들을 한 묶음으로 묶는 것은새로운 경향을 알아본다는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출판 편의주의에 빠지는 것은 우려할 만하다"며 "서울 중심의 일부 비평가등에 의해 도식적으로 문학의질이 재단되는 현상은 시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도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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