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컴퓨터를 통해 인간을 감시하고 억압하는 '빅브라더'의 모습.'윈도우95'출시에 맞춰 컴퓨터계의 거대공룡 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행보를 지켜보면 조지 오웰의 '1984년'을 음미케 한다. 정보제국(정보제국)의 출현이 눈앞에 오고있는 듯 하다.24일 0시를 기해 '윈도우95'가 출시되자 전세계 컴퓨터사용자들이 이를 구입하기 위해 밤샘을 불사하며 장사진을 이뤘다. 전세계 주요 컴퓨터제조회사들이 앞다투어 '윈도우95'채용을 발표하고, 전 컴퓨터업계가 '윈도우95'로인한 특수를 기대하며 들떠있다.
국내의 경우 삼성 대우 LG등 주요컴퓨터업체들이 '윈도우95'장착을 일찌감치 선언했으며 최근들어 용산상가등 조립제품을 판매하는 군소업체들도 신문광고등을 통해 채용을 서둘러 발표하고 있는 양상이다. 전세계 PC제조업체는'윈도우95'에 줄서기를 하지 않고는 살아남을수 없는 것이다.일개 컴퓨터회사에 불과한 MS사의 영향력이 전세계 곳곳에 미치는 있는게최근 현실이다.MS의 새로운 PC 운영체계 '윈도우즈95'를 통하지 않고서는개인용컴퓨터가 존재할수 없는 양상이 된 것이다. 나아가 컴퓨터통신, 사무용 프로그램, 게임등 컴퓨터 전 분야에서 MS사의영향권에 들 수밖에 없게됐다. '윈도우95'는 애플사의 매킨토시 방식을 그대로 흉내낸 듯한 흔적이뚜렷하고 486급이상의 고급기종에서만 작동되며 아직도 불안한 구석이 많은상황인데도 비판은 실종됐고, 장점만 부각되고 있다. 일부에서 '친MS언론의여론조작'이라고 목소리를 높이이고 있다.
컴퓨터를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이보다 더 뛰어난 제품이 나오면 자연히 '윈도우95'는 없어지지 않겠느냐고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단순히 '윈도우95'의 장단점이 문제가 아니라 이를 바탕으로 하는 '응용프로그램'이 열쇠다.운영체계(OS)프로그램이 존재하면 이를 활용하는 각종 응용프로그램(워드프로세서, 계산용프로그램, 게임등 대부분의 프로그램)도 함께 쏟아져 나온다. 뒤늦게 어떤 뛰어난 운영체계가 새로 출현하더라도 수천, 수만개의 응용프로그램을 휘하에 거느린 기존의 운영체계를 위협하기는 역부족이다. IBM이사운을 걸고 내놓은 운영체계 OS/2가 그래픽, 통신등에서 뛰어난 기능을 가지고 있음에도 '윈도우95'에 무릎을 꿇은 것도 이때문이다. 이처럼 운영체계는 한번 성공하면 반영구적으로 독점적이고 안정적인 지위를 부여받게 되는것이다.
무엇보다 'MS사=정보제국'의 우려를 더해주는 부분은 컴퓨터통신망 장악이다. MS사는 '윈도우95'에 내장된 통신기능을 통해 추진중인 MSN(마이크로소프트 네트워크)서비스와의 접속을 수월하도록 해놓았다.
MSN은 전세계를 하나의 통신망으로 묶기 위해 구상된 것으로 기존의 통신망처럼 각종 정보, 뉴스, 오락등을 다양한 내용으로 서비스한다. 지금까지통신망에 접속하려면 통신프로그램을 실행시키며2~3단계의 과정을 거쳐야하나 MSN은 '윈도우95'를 통해 단 한번에 접속할수 있다는 점이다. 또 전세계적으로 붐을 일으키고있는 세계적인 통신망 '인터넷'접속에도 기존 통신망이 감히 따를수 없는 강점을 갖고 있다.
MS사가 MSN의 통신기능을 '원버튼, 스타트 업'(버튼하나만 누르면 접속한다)'점프스타트 키트'(중간과정없이 시작하는 도구)라고 홍보하는 것도 바로이때문이다. 통신이용자들이 굳이 번거로운 절차를 거치기보다는 간편한 MSN접속을 선택할 것으로 보여 MS사가 정보고속도로의 근간이 될 통신망장악은시간문제라는 평가다. 일부에서는 이쯤되면 MSN이 4천만명의 이용자를 가진인터넷을 대체하는 새로운 거대통신망으로 등장할 것이라고 예측하고있다.이때문에 수백만명의 가입자를 가지고 있는 미국의 아메리카 온라인, 컴퓨서브, 프로디지등 컴퓨터통신회사들은 공멸의 위기감속에 정부에 대해 MS사의 반독점법위반혐의조사를 합동으로 요구하며 연일 공세를 펴고 있다. 미법무부가 이에 대한 조사를 진행중이지만 결과는 미지수다.
MS사가 던져주는 또다른 위협은 개인정보유출. '윈도우95'에는 온라인으로고객을 등록하는 '위자드(마법사)'라는 기능이 들어있다. 정품사용자의 서비스제공을 위해 만들어진 이 기능은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전세계 1억명이상의 신상정보를 한 회사가 쥐게 된다는 점으로 인해 우려되는 대목이다.위자드는 사용자에게 성명, 회사명, 주소및 전화번호를 기입케하고, 스스로 사용자의 컴퓨터기종, CD롬드라이버및 사운드카드등과 함께 컴퓨터에 내장된 파일 목록까지 화면에서 보여주고 전송동의를 얻는다. 사용자는 위자드가 안내하는대로 등록절차를 밟으면서 전송해도 좋은 내용을 선택해 등록을마치게 되는 방식이다. 일부에서는 위자드가 사용자의 컴퓨터구성이나 하드디스크에 저장된 파일을 스스로 파악할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며 개인의컴퓨터정보가 고스란히 MS사에 흘러들어갈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문제는 '윈도우95'가 전세계 대부분의 개인용 PC에 장착될 것이라는 점을감안한다면 고객등록시의 정보가 엄청난 무기로 둔갑할수 있다는데 있다. 한회사가 전세계 사용자의신상정보는 물론 컴퓨터기종과 소프트웨어, 주변기기종류등을 알고있다면 세계시장의 정보를 혼자 독점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윈도우95'라는 자그마한(?) 프로그램 하나에도 '정보제국'의 싹이곳곳에 배어있다는 우려를 하게 된다.
컴퓨터가 필수적인 생활도구가 되고 있는 요즘, 굳이 MS사가 아니더라도우리가 알수 없는 또다른 위험이 소리없이 다가오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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