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주말에 대구로 나가면 꼭 찾아가는 책방이 있다. 중앙통에 있는 '태극도서'이다. 나는 이 책방에서 책도 보고 친구도 만나고 커피도 시켜다마신다.그 뿐인가. 때로는 책방 주인과 장기도 한 판 두고 양지머리 한 접시 놓고맥주도 마신다. 장사가 좀 되는 것인지, 돈을 좀 벌었는지 나는 아랑곳 하지않는다.
다만 이 책방은 나의 연락 장소였고 만남의 광장이었다. 내가 대구에 가서장시간 행방불명이 되면 아내를 위시해서 주변의가까운 친구들은 으레 이책방으로 맨 먼저 전화가 왔다. 다시 말하면 이 자그마한 단골 책방은 나의사랑방이었고 마음의 고향이었다.
나의 인생살이에서 가장 큰 정신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이러한 단골 책방이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이러한 내집 같은 단골 책방 여러 곳을거치는 동안 40여년의 세월이 흘러버렸다. 그리고 내가 한번 정한 단골서점이 잘되어서 대형서점으로 커졌거나 장사가 안되어서 문 닫을 때까지 줄곧애용하였다.
그러나 나의 단골 책방 출입 40여년 동안 잘 되어 성공한 쪽보다 안되어문 닫는 쪽이 대부분이어서 안타깝다. 태극도서의 경우는 지하철 공사때문이라고 하지만 지난 봄에 이 책방이 문 닫았을 때 나는 한동안 허탈감에 빠졌었다. 중앙통 쪽으로 자연히 발길이 뜸해져 버렸다. 주변의 친구들은 새로이단골책방을 정하라고 하지만 이제는 나이도 있고 해서인지 그것이 그리 쉽지않다.
이제까지 인연을 맺었던 단골 책방에서 우리집으로 옮겨다 놓은 책들을 만지면서 향수를 달랠 수밖에 없는 것일까? 문득 그동안 나를 살맛나게 했던옛 단골 책방들이 애인처럼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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