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북한추석 어떻게 지내나 김부자에 감사로 명절맞이

북한의 추석은 지난 88년에야 부활됐다.그동안 북한은 공산정권이 수립된 후 추석을 말살시켰다. '착취계급들이통치권을 강화하는데 악용하고 종교적 외피를 씌워 허례허식을 덧붙였다'는이유로 규제해오다 67년 5월 마침내 '봉건잔재를 뿌리뽑아야 한다'는 김일성의 지시에 따라 아예 공식 명절에서 제외시켜 버린 것이다.이렇게 말살한 추석을부활시킨 것은 해외동포들을 중심으로 북한에 대한인식이 나빠지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 한편으로 지난 40여년간 추진해 온통제정책에 대한 '자신감'도 한몫 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그러나 북한의 추석은 우리와 전혀 다른 모습이다. 가장 큰 차이점은 조상에 대한 감사 대신 김일성-김정일에 대한 감사로 추석맞이를 시작한다는 점일 것이다. 추석날 아침이 되면 주민들은 벽에 걸린 김일성 초상화 앞에서수령의 만수무강과 '대를 이은 충성'을 다짐한다.

그런 다음 차례를 지낸다. 식량난으로 인해 제수에 쓸 음식이 따로 정해져있어 단촐하기 그지 없는 차례상이다. 대부분 묵념 한번으로 끝내고 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성묘풍습을 찾을수 없다. 성묘할 묘소가 없기 때문. 이른바 '새땅 찾기'와 '다락밭 조성사업'으로 묘소가 모두 농토로 변해 버린 것이다.그러나 북한은 모든 주민들이 차례와 성묘 민속놀이를 즐기고 있는 것으로주장하고 있다. 특히 89년 평양에서 열린 제13차 세계 청년학생축전 기간중평양 대성산 유원지에서 '국제 민속놀이장'을 건설해 씨름, 활쏘기,그네뛰기등 민속놀이를 선보인 바 있는데 그 이후 이 놀이들은 추석등 민속명절때면북한 주민들이 즐기는 것으로 선전되고 있다.

귀순자들은 이러한 선전과는 달리 북한주민들이 민속놀이를 즐긴다는 것은생각할 수 조차 없는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추석이 절기상 추수와 월동준비를 해야 하는 시기인데다 정권 창건일(9·9), 당창건일(10·10 )이 끼어 있어 각종 행사준비에 동원되기 때문. 특히 올해는 유례없는 대홍수로 인해 오히려 노역동원에 더 신경 써야 할 '노동배가일'이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북한에서 추석은 노동의무가 부과되지 않는 '공휴일'이 아니라 단순히 하루를 쉬되 다음에 쉰 만큼의 노동을 해야 하는 '휴무일'로 지정돼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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