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과학-보현산 천문대 시험관측 시작-경북 영천시 화북면에 위치

국내천문학의 지평을 넓혀줄 보현산천문대가 본격가동을 시작했다. 92년첫 삽을 뜬 보현산천문대는 최근 마무리작업을 모두 끝내고 시험관측에 들어갔다.경북 영천시 화북면 보현산정상(1천1백24m)에 위치한 천문대는 1.8m 반사망원경과 태양플레어망원경을 보유, 우주로 향한 국내천문학의 나래를 활짝펴게됐다. 1.8m망원경(프랑스 텔라스사제작·가격 30억원)은 60cm망원경(소백산천문대)에 머물러왔던 우리나라 천문학의 수준을 3배이상 '도약'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그래서 이 망원경을 '도약'으로 명명했다.

보현산천문대장 한인우박사(38)는 "국내에서 본격적인 천문연구를 할수 있다는게 가장 큰 의의"라고 했다. 이제껏 국내학자들은 외국으로 나가야만 관측자료를 찾을수 있었으나 보현산천문대의 완공으로 국내에서도 자료수집이가능해졌다는 것이다.

기술적으로는 분광관측을 제대로 할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천체가 발산하는 빛을 파장별로 나눠 스펙트럼으로 관찰하는 분광관측은 집광력이 높은 중형망원경은 되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수백광년 떨어진 은하의 형상, 초신성폭발과정등 갖가지 우주의 신비를 볼수 있는 기본장비가 바로 도약망원경이다. 12km정도떨어져 있는 1백원짜리 동전을 구별할수 있는 능력을 갖춘도약망원경은 전 시스템이 컴퓨터로 제어되고 원하는 별의 위치를 입력하면실수없이 추적하는게 강점.

도약망원경이 흔히 볼수 있는 원형돔이 아니라 사각형돔(가로 세로 8m, 높이7.2m)내부에 들어있는 것도 또다른 볼거리다. 사각형돔은 관측의 방해물인대기의 요동현상을 더욱 줄일수 있는 것으로 나타나 최근들어 가장 애용되는양식이다. 연구원 8명이 도약망원경의 관측을 담당하는데2명이 팀을 이뤄매일밤 천체관측을 벌인다.

사실 도약망원경이 대단하다고는 하지만 세계적인 수준과는 아직 거리가멀다. 망원경의 지름 1.8m는 중소형으로 분류되고 미국 일본등에서는 8m이상에도전하고 있는 실정. 한인우박사는 "세계적인 추세와는 거리가 좀 있지만도약망원경은 더 큰 망원경을 다룰수 있는 능력의 기본틀이 되는데다 CCD카메라, 분광기등최첨단의 관측보조장비를 갖춰 활용가치가 대단히 높다"고강조했다.

보현산의 또다른 보배는 태양플레어망원경. 팔등신미인모양의 태양플레어망원경은 인류의 원천인 태양만을 전문으로 추적하는 망원경이다. 망원경4개가한 세트로 장착돼 태양에서 일어나는 천문현상을 동시에 관측할수 있고,특히 자기장의 변화를 3차원으로 측정할수 있는 첨단망원경이다.1.8m망원경과 태양플레어망원경은 지난해 이미 설치가 완료됐지만 아직까지 실제연구에는 투입되지 않고 있다. 우리 천문대실정에 맞게끔 망원경을조정하고 전산시스템을 점검하는미세조정과정을 거치고 있다. 본격적인 연구투입시기는 천문관측의 시즌이 시작될 내년 가을쯤이 될 전망이다. 총 1백25억원의 예산을 투입한 보현산천문대는 당초 9월중 개관할 예정이었으나 지난 태풍으로 진입로일부가 유실,내년4월로 개관식을 연기했다.〈박병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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