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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매일신문창간50돌 기획시리즈

**영남의 젖줄-첫생태계조사 우포늪낙동강은 상.중류지역은 대부분 경사가 급하지만 낙동강 하류 합천과 창녕지역에 이르면 하상과 비슷한 높이의 저지대가 형성돼 크고 작은 늪들이 많다.

이 늪들은 우수기에 낙동강물이 불어나 하천이 범람하면 홍수와 함께 휩쓸려내려온 토양입자와 각종 부유물질을 여과,침전시켜 토양유실을 줄이고 물을 분산,저지시킴으로 유속을 줄여 제방파손을 막기도 한다.홍수조절과 오염필터역할을 하는 셈이다.

경남 창녕군 이방면 우포늪.화왕산(7백56m) 북사면에서 발원,낙동강의 지류인 토평천 유역에 자연 조성된 늪으로 인접한 목포,사지포 등을 포함한 넓이만 약1백70㏊에 달한다. 우포늪은 하상의 경사가 완만하고 해수면의 상승으로 본류의하상이 높아지면서 물이 역류,양안에 자연제방이 발달,지류의 입구가 퇴적물로 막혀 호소가 생기고 여러가지 침식물이 호소에 쌓여 현재와같은 습지가 됐다.

우포늪은 홍수시에는 낙동강의 역류로 평소 1~3m의 수심이 10m까지 되는경우도 있다.

이 우포늪이야말로 오랜 세월동안에도 파괴되지 않고 살아남아 있는 자연늪으로 우리 고유의 생물다양성을 유지하고 있는 생태계의 보고다.이같은 중요성때문에 환경처가 지난93년6월 우포늪일대를 자연생태계 보호감시지역으로 지정,감시원을 고정배치,보호하고 있기도 하다.생태조사팀의 조사결과 우포늪에는 생이가래,개구리밥,물옥잠,말,물수세미등과 멸종위기종인 가시연꽃이 서식하고 있으며 왕잠자리유충,각시물자라,좀잠자리,송장헤엄치게 등 수서곤충이 채집됐다. 어류는 떡붕어,버들붕어,참붕어,가물치뱀장어,메기 등이 관찰됐다.

규조류도 우포늪에만 44종이 출현,비교적 종다양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원래 철새였으나 이곳에 자리잡아 토착화된 흰뺨청둥오리 등과 왜가리,댕기물떼새 등이 관찰됐으며 천연기념물인 고니의 도래지이기도 하다.현재 우포늪에는 34종의 습지식물과 35종의 수서곤충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수십 종의 철새들이 찾아들고 있다.

수질은 pH(수소이온농도)가 오전9시경에 6.9였으나 오전11시경에는 7.18로나타났으며 DO(용존산소)는 오전9시경에 1.5㎎/ℓ,오전11시경에는 6.1㎎/ℓ로나타나 한낮의 광합성작용으로 인한 환경차이가 심했 다.BOD(생화학적산소요구량)는 4.9㎎/ℓ로 주변유역에서 많은 유기물질이 유입된것으로 조사됐다.

조사팀의 송승달교수(경북대생물학과)는 "늪의 수표면은 개구리풀 등으로뒤덮여 밤과 낮의 수계환경이 큰 차이를 보이면서 다양한 종류의 식물과 수서곤충 등이 서식하고 있다"고 우포늪의 특성을 설명했다.

그러나 우포늪도 주민들의 농경지개간과 창녕군에서 조성한 쓰레기매립장침출수 등으로 점차 본모습을 잃어가면서 파괴되고 있다.

그동안 우포일대는 농경지확보와 낙동강역류를 막기 위한 인공제방을 쌓는바람에 습지의 형태변경,주위 산지의 지형변경 등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우포와 목포사이의 제방축조는낙동강이 역류돼도 목포늪에까지는 들어오지 못해 생태계 단절 등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또 우포늪에서 불과 20m도 떨어지지 않은 서편 산자락에 창녕군이 지난93년부터 2천1백평의 쓰레기매립장을 조성,지난해4월까지 매립이 끝났지만 싯누렇게 썩은 침출수가 악취를 풍기며 스며 나와 우포늪으로 유입되고 있다.이로 인한 우포늪의 생태계파괴도 앞으로 가속될 전망이다.이곳서 어업으로 생활하는 성영길씨(35.창녕군 이방면 안리)는 "한번씩 낙동강이 범람하면 각종 오염물질이 휩쓸려 들어온다"며 낙동강의 오염이 직간접적으로 우포늪에 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성씨 등 주민들에 따르면 우포늪에는 민물서 서식하는 물고기들이 대부분자라고 있는데 십여년전부터 황소개구리가 대량 서식,늪속에는 물고기 반 황소개구리 반이 될 정도로 엄청나게 번식하고 있다는 것. 이들 황소개구리는물고기등을 닥치는대로 잡아먹어 이로 인한 생태계파괴도 심각하다.영남자연생태보존회 유승원회장은 "습지는 지구상의 가장 생산적인 생명부양체계이며 환경의 기능유지를 위한 광범위한 기본 역할을 하기 때문에 생태계보고인 우포늪의 보존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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