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7번 국도(포항-울산)에 '살인 폭주'

경주를 관통, 경남울산과 포항을 연결하는 7번국도가 '살인국도'라는 오명에 빠졌다.올들어 10일 현재까지이지역 경주경찰서 관내에서 교통사고로 숨진 피해자는 모두 1백79명으로 단일구간으로는 전국최악의 사고로 집계됐다.〈관계기사 30면〉

관광도시 경주가 교통사고왕국으로 떠오른 것은 '도로전역이 사고다발지'란 악명을 얻은 7번국도 때문이다.

울산~포항간 55㎞거리의 이도로에서 올들어 발생한 교통사고건수는 자그마치 2천5백여건.

9일 오후2시 경주에서 울산 가는 길의경주시 조양동 내동국교앞 횡단보도.

사고다발지임을 입증하듯 도로바닥이 사고처리로 그어 놓은 스프레이 자국과 급제동으로 생긴 타이어자국으로 온통 얼룩져 있다.

"횡단보도와 신호등이 있으면 뭐 합니까"

도로변 구판장 주인 김종필씨(47)는 과속차량으로 인해 신호등은 있으나마나 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김씨는 "그동안 교통사고로 죽은 사람만도 20명 넘게 목격했다"며 어이없어 했다.

조양동 주민 김모씨는이곳에서 교통사고로 어머니와 아들을 잃은후 아예다른 곳으로 이사를 갔다고 한다.

조양동주민들은 불안을 호소하며 지하통로와 인터체인지 건설을 경주시에건의해 놓고 있다.

교통경찰이 사라진 밤이 되면서 7번국도는 광란의 거리로 변했다.경남차적의 화물차량이 제한속도 70㎞에 맞춰 달리던 승용차를 조롱하듯총알같이 스쳐 지나갔다.

뒤따라오던 승용차는 제한속도가 성에 차지 않는듯 경음기를 울리고 비상등을 깜박이다 중앙선을 넘어 추월해 달아났다 .

밤10시쯤 휴게소에서 만난 승용차 운전자 백모씨(30·주부·대구시남구대명동)는 "울산친정에 다닐때마다 과속차량으로 인해 가슴을 졸인다"면서 "차라리 체증이 심한 주말이 운전하기에 편하다"고 말했다.

경주-포항을 연결하는 7번국도상의 경주시천북면 신당삼거리 부근.전국최고의 사고다발지로 꼽히는 이곳에서는 지난달31일 안성술할머니(65)가 숨지는등 올해만 6명이 목숨을 잃었다.

신당2리 한주민은 "가족이 교통사고 피해를 입지 않은 가구가 없을 정도다"고 원성을 높였다.

경주에서 교통사고로 숨진 사람중 60대 이상의 노인은 55명으로 30%를 웃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야간에는 질주하는 차량들의 속도가 워낙 빠르고 경찰인력이 부족해 단속할 엄두를 못낸다고 밝히고 있다.

여창영경주경찰서장은 "경주로 진입하는 고속도로톨게이트에서 사고다발지가 표시된 안전운행을 당부하는 유인물을 나눠줄 계획"이라고 말했다.〈김교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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