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강은 넓고 길다. 아마존을 처음 대하는 이방인들은 감탄조차 잊기쉽다. 밀림 속을 바쁘지않게 유유히 굽이치는 강. 그러나 아마존은 이방인뿐 아니라 아마존 사람들에게도 외경의 대상이다.마나우스 사람들은 아마존을 히오(강)이라 부르지 않고 마(바다)라 부른다. 젊은이들은 춤을 추며 휴식하기 위해 강가가 아니라 "쁘라이아(해변가)에 간다"고 말한다. 강이라 부르기에는 너무 엄청난 아마존. 그래서 이곳사람들의 아마존에 대한 외경심은 생활 깊숙이 젖어 언어생활에까지 막대한 영향을 미친 결과라는게 현지인의 설명이다.
거대한 강에 의지해 살아가는 사람들인 만큼 그들은 부유하지 않아도 여유가 넘친다. 항공촬영을 위해 비행사는 상당히 위험함에도 문짝을 떼어주는아량을 보여줬다. 2시간 비행에 7백달러로 계약했지만 타고나니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깎아달라고 떼를 쓰니 비행사 사장은 너그러운 아마존 덕분인지 1백달러를 선뜻 깎아줬다.
이같은 여유 탓인가. 그들은 아마조니아열대우림 파괴에 대해서도 별다른걱정을 하지 않는다. 필요하니 나무를 자르고 태우는 것 뿐이라는 것이다.마나우스에서 이따꾸아찌아라로 가는 길에서 만난 수많은 사람들에게 이산화탄소 온실효과 기후변화 사막화등은 낯선 용어였다. 나무를 베어낸 자리에비가 구덩이를 파 말라리아 모기가 생겨나도 물리지 않으면 된다는 대답들이다.
'아마조니아 열대우림을 모두태우면 이산화탄소가 6백20억t이 생겨나고이는 인류가 10년동안 내놓는 양이며 지구 온도를 섭씨 0.25도 데울 것이다'는 국립아마존연구소(INPA) 학자들의 경고에도불구하고 아마존사람들은무감각 하다.
경북북부의 농촌마을을 지나는 것같은 밀림파괴의 현장을 지날때 인간이아닌 자연에 의해 밀림이 파괴되는 현장도 만났다. 집중호우가 만들어낸 시커먼 잉크물같은 호수속에 말라죽은 나무들. 고기한마리 살지못할 물속에 악어새끼 한마리가 죽어있고 나무는 공동묘지의 묘비처럼 하얗게 말라 하늘을찌르고 있다.
오후 늦게 도착한 이따꾸아찌아라에서 마드로스 출신인 에디숑 로드리게스씨(45)에게 30헤아이스(2만5천원정도)에 쾌속정을빌려 서둘러 아마존강 위에 떴다. 아마조니아 열대우림의 또다른 적인 벌목의 잔해를 보기 위해서다.폭이 5km는 족히 넘을 황톳물 아마존강을 거스르다 만난 돌고래의 자맥질이평화로웠다.
3천명 직원의 아제따우 합판공장 통나무 저장고에는 수백년 수령의 통나무수만개가 물위에 떠있었다. 사마무마, 무라징가,아사꾸, 꼬빠이바 나무등등.
수상가옥에 살며 강에떠내려 오는 통나무를 모아 저장하는 통나무지기는"합판 제조용 통나무 가운데에는 수백km 상류의 따바징가에서 한달넘게 떠내려온 것도 있다"고 했다. 지금 저장된 통나무 2만~3만개는 3개월후면 바닥날 물량이라고 했다. 거대한 통나무 저장고는 이따꾸아찌아라 이외에 마나우스 산타렘 오비도스등 아마존강가에 형성된 제법 큰 도시에는 어디에나 있다고 했다.
아마조니아 밀림에 나무가 지천이지만 합판용이나 가구용으로 쓸 수 있는것은 그리 많지 않다. 잡목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특히 수십년간에 걸친 벌목으로 이제 쓸만한 나무를 구하는 것조차 쉽지가않다. 아마존강을 이용해 벌목한 나무를 옮기는 합판공장 제재소등은 수백km떨어진 벌목업자들과 거래를 해야하며 도로를 통해 나무를 옮기는 공장들은이제 1백km 반경내에는 나무가 없다고 푸념한다.
이처럼 벌목이 아마존유역 곳곳에서 광범위하게 자행되고 있지만 아무도이것을문제삼지 않는데 심각성이 있다. 아마조니아 열대우림의 파괴율10.5%에 벌목면적은 포함되어 있지도 않다.
게다가 아마조니아 열대우림의 유일한 감시자인 인공위성도 벌목현장을 전혀 포착할수가 없다. 밀림이 벌목업자들을 가려버리기 때문이다. 그때문에아마조니아의 파괴는 인류가 실제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광범위하게 파괴되고 있다는게 환경관계자들의 주장이다.
인빠(INPA)의 열대우림전문가 필립박사(48)는 "아마조니아 열대우림의 파괴가 너무 무자비해 벌목까지 문제삼을 여유가 없다" 며 "개인적으로 벌목을 파괴에 포함시키고 싶지 않다" 고 했다.
이따꾸아찌아라에서 마나우스로 되돌아오는 밤길은 밀림을 태우는 연기로가득하다. 낮에는 하늘로 솟던 연기가 밤이되자 바닥에 깔려 밤길을 가리는것이다. 연기가 날때마다 사진촬영을 위해 빠레이(멈춰)를 외쳐대자 지친 택시운전사는 귀찮은듯 " 밤에 택시 바깥으로 나가면 맹수의 공격을 받는다"고 엄포까지 놓는다. 외국에까지와서 불탄 농장, 도로, 벌목현장만 찾는 취재진을 그는 이상하게 생각, 가끔씩 적의까지 노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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