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동순씨 꿈에 오신 그대

대구에서 활동하는 시인 이동순씨와 박지영씨의 신작시집이 최근 때를 같이해 출간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영남대 국문과 교수로 재직중인 이동순씨의 일곱번째 시집 '꿈에 오신 그대'(문학동네 펴냄)는 연애시나 연가형식을 통해 시인의 고독한 내면세계에로의 침잠을 보여주며, 박지영씨의 첫 시집 '서랍 속의 여자'(민음사 펴냄)는 현대 도시인의 삶의 비애를 여성의 시각으로 섬세하게 떠올리고 있다.80년대까지 현실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을 보여온 이씨는 올해 나온 '봄의 설법'과 이번 시집에서 단순한 서술형식으로 자연친화적인 세계를 노래하는 등 달라진 면모를 보여주며, 사랑마저 비속해지고 부박해지는 세태에대한 순결한 저항을 단아한 목소리로 들려준다.

문학평론가 염무웅씨는 "이씨의 이번 시집은 과거의 시집들과 달리 경산고죽리에 터잡아 정서적 안정감을 마련한데서 오는 통일성, 일종의 칩거상태에서 오는 자기만족의 요소가 들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92년 '심상'으로 등단한 박지영씨의 시집 '서랍 속의 여자'는 후기산업사회 속에, 세속의 도시 속에, 아파트 속에, 자동차 속에, 그리고 '자아의감옥'속에 갇혀 사는 도시 중산층의 '산문적'현실이 가져다주는 삶의 비애를그리고 있다. "자아의 감금이나 소외 혹은 부재, 그 속에서 영위되는 나날의실체 없는 삶, 그러한 삶과의 불화, 그 불화가 가져다주는 내적 갈등과 고뇌의 은밀한 겉과 속을 세밀한 필치로 그리고 있다"고 풀이한 문학평론가 이경수씨는 그의 '서랍 속의 꿈꾸기'는 산문적 일상을 '시'로 바꾸고 산문적 세계를 시적 세계로 바꾸는 꿈꾸기라고 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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