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민족의 정신과 혼이 담겨있는 구전민요 수집을 위해 전국 농촌을 누비고있는 인물이 있다. 경남 거창군 거창읍의 박종섭씨(53·향토민요민속보존회장·현계명대강사)가 그 주인공이다.그는 겨울날의 대나무 같은 집념을 갖고 있다.
박회장이 전승민요 연구를 시작한것은 대학시절 여름방학동안 자기 고장의민요를 수집해오라는 담당교수의숙제해결을 위해 농촌 들녘을 누빈것이 계기였다.
농부들이 부르는 농요를 수집하던 그는 민요가 단순히 신세타령이나 힘든일의 지루함을 달래는 것을 넘어 촌부들의 혼이 깃들어있음을 깨달았다. 그래서 그는 농민들의 애환이 담긴 토속민요들을 채록, 보존하기로 마음먹었다.
이때부터 방학이면 구전민요와전설을 찾기위해 농촌들녘을 누볐다. 대학을 마치고 교직생활을 시작한 후에도 토·일요일이면 경남 도내는 물론 경북의성·달성·구미와 전라·강원·경기까지도 농요를 찾아 전국을 다녔다.그가 23년간 전국 1천2백여개의 마을을 돌며 발굴·수집한 민요는 8백여곡에 달한다. 타작노래·밭갈이·보리베기등 농업농요와 상여메기·물레노래타령등 구전민요를 그는 알뜰히 채록, 보존하고 있다.
박회장의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맺어 지금껏 명맥만 유지해온 '거창 향토민요민속보존회"는 지난 93년 거창삼베일소리로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서문화체육부장관상을 수상했다. 또 지난해와 올해는 거창들놀이와 일소리로도대회에서 우수와 장려상을 받기도 했다.
박회장은 민요수집과 함께 거창군의 11개읍·면의 전설 1천5백여가지를 발굴, '거창의 전설'이란 책도 펴냈다.
"학문적인 차원이라기보다 민요를 정확히 이해하고 그 속에 담긴 민족정신과 서민들의 혼을 규명해 외래의식에 오염돼있는 젊은 세대들을 일깨워주기위해서라도 민요를 조사하고 연구해야 합니다" 거창사람들은 박회장을 '학위없는 민요박사'라고 부른다.
〈거창·조기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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