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금융권으로 번진 비자금 불똥

…검찰이 이동호, 이형구씨 등 두 전직 산업은행 총재들을 상대로 노태우전대통령에 대한 비자금 전달 여부를 캐고 나서자 은행권은 비자금 불똥이마침내 금융계로 튀기 시작했다며 바짝 긴장.특히 산업은행 이외에 6공 때 창업한 6개 후발 은행들은 설립 명분이 뚜렷하다고 주장하면서도 당시 상황에 비추어 인가 과정에서 노씨에게 뇌물이 전달됐을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며 걱정하는 모습.

그러나 일부에서는 산업은행의 비자금 전달 여부에 대한 검찰 수사가 금진호 의원의 금융계 청탁 압력 과정에서 불거진 것인 만큼 금융계 전반에 걸친비자금 파문관련 수사는 없을 것이라고 희망 섞인 분석을 은근히 흘리기도.…지난 5월 이형구 전총재의 기업체 대출 관련 뇌물 수수 파문으로 큰 홍역을 치렀던 산업은행은 검찰이 두 전총재를 대상으로 조사를 벌이자 은행의이미지에 또다시 큰 상처를 입게 됐다며 안타까워하는 표정.산업은행은 이 전총재는 물론 부총재보를 지낸 유문억 전새한종합금융 사장과 손필영 전산업리스사장이 사법처리되는 등 대외적으로 공신력을 크게잃은 지 6개월도 채 안돼 다시 노씨 비자금 파문에 휘말리자 당혹해하는 분위기.

특히 검찰이 노씨 비자금 사건과 관련한 수사 대상을 금융계와 공사까지확대할 방침으로 알려진 가운데 두 전총재가 금융계 인사로는 처음 조사를받은 데 대해 다른 은행들의 시선이 곱지 않을 것을 우려하는 등 이중으로마음고생.

…시중은행들은 산업은행 전직 총재들에 대한 검찰 조사가 단행되자 금융권에도 비자금 파문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게 아니냐며 촉각을 곤두세우는등 비상한 관심을 표명.

이들은 그동안의 검찰조사에서 소환대상 재벌 그룹들이 대부분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을 노씨에게 주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돈'을 다루는 금융계에서도 각종 명목으로 돈을 주었을 것이라는 의혹에 상당한 신경을쓰는 모습.

…노씨 재임동안에 인가를 받은 보람, 하나은행 등 6개 은행은 산업은행전직 총재들 조사를 계기로 비자금 불길이 금융계쪽으로 옮겨붙은 것으로 관측되자 검찰 수사를 예의 주시하기 시작.

해당 은행들은 정부의 금융산업개편안에 따라 타의로 설립됐거나 노동자와실향민들을 위해 창업되는 등 설립 명분이 뚜렷해 문제가 될 게 없다는 입장이지만 만에 하나 금융기관 설립 과정에서 비자금 상납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면 의외의 피해를 겪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관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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