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 연방정부 업무정상화

클린턴행정부와 미의회가 연방정부 업무중단 사태를 주말 막후접촉을 통해서둘러 봉합했다. 이로써 20일(이하 현지시간) 연방정부 공무원들은 정상 출근했고 모든 업무가 정상을 되찾았다.그러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빌 클린턴 미대통령과 공화당 의회지도자들은 자세한 협상은 뒤로 미룬채 우선 균형예산안과 관련한 양측간의 협상을다시 시작한다는 원칙에만 합의했을 뿐이기 때문이다.

양측은 공화당이 의회에서 마련한 오는 2002년까지 달성을 목표로 한 균형예산안을 둘러싸고 정면으로 충돌했다.

공화당으로서 균형예산안은 다음세대를 위해 '적자정부'를 물려줄 수 없다는 선거 공약에 따른 것이었다. 그러나 클린턴대통령에게 이 균형예산안은노인들의 의료보장 부담을 늘리고 빈민층의 복지혜택을 축소하는 것으로 민주당의 기본노선에 어긋난다는 입장이었다. 여기에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과 공화당 사이의 힘겨루기가 겹쳐 지난 14일을 기해 연방정부 업무중단이란 극한 상황이 초래되었다.

상원이 보기 드물게 일요일인 지난 19일 특별회기를 속개한 가운데 공화당측은 백악관과 막후접촉을 한 끝에 이날 저녁 우선 연방정부를 정상화시킨다는 데 합의했다.

공화당은 균형예산 달성을 위한 감축목표액이었던 2천4백50억달러를 다소축소 조정하는 동시에 민주당측의 요구에 따라 교육과 환경보호 부문에 대해예산배정을 늘리는 것으로 양보안을 내놓았다. 이에대해 클린턴 대통령은 종전에는 앞으로 10년안에균형예산을 달성한다는 입장에서 다소 후퇴, 7년후인 오는 2002년까지 균형예산을 달성한다는 공화당측의 원칙에 동의했다.이같은 내용의 합의가 이뤄진 후 양측은 서둘러 담화를 내놓았다. 클린턴대통령은 "이번 합의는 나의 원칙을 반영하고 있다"고 주장했고 공화당 뉴트깅리치 하원의장은 "이 합의는 위대한 업적"이라고 자찬했다.그러나 이번 합의는 '말장난'이거나 '종이 위의 문구조정'일 뿐이라는 비판이 터져나오고 있다. 구체적인합의는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채 우선 연방정부가 정상 재개될 수 있도록 의회가 한시적인 정부지출을 승인하고 이에클린턴대통령이 동의한 것일 뿐이기 때문이다.

양측은 어쨌든 20일부터 4주일 동안 또다시 예산안 협상에 들어간다. 그러나 이 협상이 다시 실패하는 경우 잠정예산 지출 승인 마지막날인 내달 15일또다시 연방정부 업무중단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그래서 업무에 복귀한 연방공무원들은 "우리가 행정부와 의회 사이 예산싸움의 인질이냐" "우리가 마치 '요요'가 된 기분"이라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워싱턴·공훈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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