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우성호 선원의 송환

지난5월 북한에 피랍됐던 제86우성호선원 5명과 사망한 3명의 유골이 오는26일 오후 판문점을 통해 송환된다는 소식은 늦으나마 다행스런 일이나 그중3명이 유골이 되어 돌아온다는 사실은 대단한 비극이다. 북한은 '설 명절전고향에 돌아가 가족·친척들과 만날수 있도록 하기 위해 돌려보낼 것'이라고발표했지만, 살아서 돌아오지 못하는 선원가족들은 건강한 모습으로 집을 나서던 7개월전의 일들이 눈에 어른거려 그 슬픔은 더 클것이다.우리는 그동안 여러차례 송환요구에도 침묵을 지켜오던 북한이 왜 서둘러선원들을 돌려보내는지 그 뜻을 헤아릴수 없다. 일부의 관측은 다급한 식량난과 최근 나돌고 있는 군사위협설등을 완화하려는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다고 하지만 전적으로 그것만도 아닌것 같다. 과거 북한이 피랍선원을 아무조건 없이 돌려보낸 적이 없었다는 점과, 우리쪽의 통일부총리 교체직후 송환발표가 있었다는 점등으로 미루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유화제스처가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더 설득력을 가지는듯 하다.북한에 대해 우리는 할말이 많다. 우리가 쌀을 실어보낸 배에서 일어난 인공기게양소동이나 비너스호 억류사건은 남북의 체제가 다르다고 십분이해를해주려 하더라도 상식으로 수긍이 어렵다. 특히 선원의 목숨을 빼앗으면서까지 총격을 한 배를 7개월동안이나 억류했다가 선박은 돌려보내지 않고 선원5명과 유골을 송환하는 처사는 인도적으로 결코 합당하다고 할 수 없다.최근 보도에 따르면 미국무부는 북·미간 연락사무소 개설을 위한 협상이타결돼 내년초 평양에 연락사무소를 설치하겠다는 방침을 우리정부에 통보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기본방침은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감안하여 구체적 시기는 우리정부와 협의한다는 원칙아래 추진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경수로 협상의 타결이후 다음 목표는 북·미연락사무소개설인데 그를 위해서는 남북관계 개선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고 보지않을수없고 그에따른 구체적 행동이 제86 우성호의 송환이라고 볼수도 있는 것이다.

북한이 그동안 얼어붙은 남북관계가 쉽게 풀리도록 남북간의 현안들을 찾아내 '선심'표시를 먼저 하겠다는 행동으로 보인다. 북한의 이런 의도는 송환발표를 22일 오후 국제방송 보도 형식을 빌려 한 것에서도 알수 있는데,발표주체도 명시않고 객관성을 띠며 알려온 것은 남북관계를 제한적이기는하지만 그 수준의 눈금을 약간 격상시키겠다는 의도도 있다는 것을 짐작할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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