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다난했던 을해년이 저물고 있다. 그리도 지루하고 혐오스럽기조차 했던세월의 한 매듭이 역사의 뒤안으로 스며들고 있는 것이다. 세모에 서게되면아무리 무심한 사람이라도 한가닥 감회가 없을수 없겠지만, 지난 한해는 정말 인간의 상상을 뛰어넘는 사건의 연속이었다. 그것은 경악이요 충격과 좌절, 그리고 우리의 앞날에 대한 불안이었다. ▲4월28일 대구상인동에서 일어난 도시가스 폭발사고로 3백여명의 사상자를 낸지 불과 두달만에 삼풍백화점이 붕괴, 1천4백여명의 사상자가생겼고 잇달아 시프린스 기름 유출로 전전긍긍-. 우리는 잇단 사고에 분노할 겨를도 없이 깊은 좌절감을 맛봐야만 했다. ▲이런 소용돌이 속에 전직 대통령 비자금사건 폭로와 구속사태, 그리고'역사바로잡기'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은 그것이 비록 새시대를 열기위한진실규명 작업일지언정 서민들에겐 정신적으로 엄청난 충격을 안길수밖에 없었다. ▲대통령은 그동안 어떤 형태이든 우리사회의 구심점이었고 설마설마하면서도 어찌됐든 존경의 대상이었다. 그런데도 이러한 초법적 존재의 잇단몰락은 가스폭발이나 백화점 붕괴와는 비유될 수 없을만큼의 경악이었고, 그것은 미래에 대한 불안이기도 한것이다. ▲이제 송구영신의 때가 됐다. 지난한해야 어찌됐든 다시 새로운 역사를 새 달력에 기록할 때가 된것이다. 아픈상처는 서로 만지고 맺힌 한은 망각의 저편으로 날려버리자. 밝은 내일, 서로 믿고 사랑하는 내일을 제야에 설계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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