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改革과정 "앙금" 씻기

金泳三대통령이 31일 저녁 청와대만찬에 30대그룹 총수들을 초청한 것은 盧泰愚씨 비자금사건이후 서먹해진 정부와 재계의 관계를 정상화하고 경제계 현안에 대한 의견교환 등에 의미가 부여되고 있다.

이날 만찬장에는 30대그룹중 李健熙삼성.鄭夢九현대.金宇中대우그룹회장등 재벌총수 25명이 참석했고 스위스 국제회의에 참석중인 崔鍾賢선경그룹회장과 일본체류중인 辛格浩롯데그룹회장, 신병치료차 외국에 나가있는 金用山극동그룹회장이 불참했다. 현재 구속집행정지중인 鄭泰守한보그룹회장과 부도사태의 崔勝軫우성그룹회장은 초청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번 만찬회동이 주목된 것은 그동안 상당수 그룹총수들이 盧泰愚씨 부정축재사건과 관련돼 검찰의 소환수사를 받아왔고 이중 일부는 지난29일 실형을 구형받은 상황이라는 점이다. 즉 아직 법적절차가 진행중인데도 이들을 청와대로초청, 격려했다는 것은 여러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볼수 있다.

연초부터 예고됐던 이들 경제인과의 회동을 盧씨 부정축재사건의 3차공판이 열린 29일 직후로 날짜를 잡은것도 어느정도 盧씨 사건이 마무리되는 시점을 택했다는 뜻인 동시에 더이상 오래 이같이 불편한 관계를 이어가서는 안된다는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수 있다.

또 최근 전반적인 경기가 하강국면에 접어들면서 기업인들의 투자마인드가 훨씬 줄어든 것도 예사롭게 지나칠 상황이 아니라는 분석때문이었다.이렇듯 위축된 재계분위기와 주름잡힌 경제사정등을 감안할때 金대통령으로서는 이 시점에서 재계를 격려하고 무엇보다 기업들의 적극적인 투자를 촉구할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金대통령은 올해초 국정담화에서도 국정운영의 양대축으로 안보와 경제안정을제시했었다.金대통령으로서는 국정운영의 중요한 과제인 경제안정을 위해서는 역사 바로세우기 과정에서 생긴 재계의 불만과 불안을 해소시키고 기업인들이 새로운 마음으로 경영에 전념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인식한 것이다.

또 회동형식과 관련, 尹汝雋청와대대변인이 브리핑에서 보다 자유스러운 분위기에서 많은 대화를 하기위해 만찬형태로 자리를 마련했다 고 언급했듯이 재벌총수들에게 허심탄회하게 속마음을 털어놓음으로써 그동안 재벌총수들이 盧씨부정축재사건 수사과정에서 가졌을지도 모르는 감정적 앙금도 털어보자는 생각에서 비교적 여유가 있는 저녁시간대로 택했다는 것이다.

金대통령은 그동안 추진해온 역사 바로세우기 에 대한 배경과 경위를 다시한번 강조하고 정경유착 근절, 남북문제와 북한상황, 규제를 과감히 철폐하겠다는정부의 의지등을 설명했다.오후 8시가 조금 넘으면서 金대통령은 오늘도 충분히 이야기하지 못했지만 앞으로 기회가 닿는대로 여러분과 개별적으로도 만나겠다 고 약속하면서 말을 맺었다.

〈吳起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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