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명물 英트라팔가 광장 비둘기 수난

런던의 트라팔가 광장은 넬슨제독의 동상과 함께 비둘기의 유명한 모임터이기도 해 세계곳곳에서관광객이 몰려오는 명소이다.

그런데 최근 광장의 비둘기 4천마리가 감쪽같이 사라졌다.

고급요리로 쓰이는 산비둘기가 자취를 감추자 밀렵꾼들이 마침내 트라팔가 광장의 비둘기에 손을대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 여름 이상 기온으로 엄청난 더위가 가을까지 계속되면서 야산의 나무들이 우거져, 산비둘기의 먹이가 충분히 조성돼 마을농장 근처에는 아예 비둘기 보기가 힘들어졌다.

산비둘기 고기를 구하기 어렵게 되자 밀렵꾼들이 트라팔가 광장에 출현한 것이다.사실 런던의 식당가에는 지난 연말을 전후해 아예 비둘기고기 구하기가 힘들어졌다. 이같이 비둘기고기의 공급이 달리자 관상용 비둘기가 수난을 맞게됐다.

트라팔가 광장의 비둘기들은 산비둘기와 거의 구분하기가 힘들다. 또한 맛도 비슷해 전문가들이 아니면 구분하기가 어렵다. 설령 고기맛이 다르더라도 잘게 다지거나 양념을 하면 감쪽같다는 것이다.

그러나 비둘기고기를 판매하고 있는 슈퍼마켓에선 트라팔가 비둘기는 산비둘기와 맛이 달라 판매하기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형 슈퍼체인점인 세인즈베리에션 오븐요리용 비둘기 고기가 2파운드 45펜스에 현재도 판매되고 있다.

세인즈베리 관계자는 고기품질검사에서 산비둘기가 아니면 검사기준에서 통과되기 어렵다며 트라팔가 광장의 비둘기 절도에 대해 의아해 하고 있다.

일류 요리점에서도 관상용 비둘기는 고기맛이 다르다며 트라팔가 비둘기를 고기로 사용하는 것을 부인하고 있다.

의문의 트라팔가 광장 비둘기 밀엽사건은 광장에서 비둘기모이를 팔고 있는 매점주인 버나드 레이너씨가 목격하면서 최근 밝혀졌다.

도심속의 밀엽꾼들은 종이상자에 모이를 놓아 비둘기를 유인해 비둘기가 상자에 들어오면 뚜껑을 닫아 어디론가 사라진다는 것이다.

비둘기가 런던건물 지붕, 처마, 다리 등지에 자리잡은 것은 기록에 의하면 14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런던주교의 일기에 비둘기들에게 돌을 던지는 사람들이 세인트 폴 성당의 유리창을 깨트렸다고 전하고 있다. 1966년 9월의 런던 대화재 사건때도 비둘기들은 주위를 맴돌다 불에 타 떨어졌다고 전해지고 있다.

비둘기 없는 트라팔가 광장을 영국국민들은 상상할 수 없다.

비둘기는 오물이 산성이어서 역사적인 동상과 주변건물을 부식시키고 있지만 영국정부는 비둘기오물청소를 위해 매년 10만 파운드를 소요하면서 보호하고 있다.

공식통계에 따르면 현재 런던에는 20만마리의 비둘기가 있다고 전해지나 실제는 1백20만마리가될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런던 대화재에서도 살아남은 비둘기들이 이처럼 위협을 받자 영국경찰은 이들 밀엽꾼들을 쫓고있다.

〈런던朴彰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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