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야 '안정론'싸고 첨예대립

장학로파문, 대선자금시비, 錢國區 등 총선쟁점을 두고 각당이 첨예하게 공방을 벌이고 있지만 역시 與野를 가르는 최대 쟁점은 안정론공방이다.

안정속의 개혁을 완수하기 위해 집권당에 과반수의석을 몰아주어야한다고 주장하는 신한국당과여당의 독선을 견제하기위해 반드시 여소야대를 만들어야 한다는 국민회의의 엇갈린 견해는 본격유세전이 시작되면서 여야지도부의 독설에 가까운 말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이들 여야지도부 설전의 중심에 서있는 정치인들은 지난 88년 4.26총선으로 여소야대 국회를 출범시켰던 12대 국회의 여당 원내총무를 맡았거나 야당 총수를 지내는 등 당시 여야를 이끌었던이들이어서 이들의 말끝은 더욱 뾰족하다.

12대 국회에서 민정당 원내총무를 지냈던 李漢東국회부의장은 28일 경기도일원의 정당연설회에서여소야대를 강도높게 비판했다. 당시의 신문을 봐라. 국회사진은 의원들이 주먹들고 다투는 것뿐이다. 대통령과 여당이 아무리 좋은 정책을 내도 야당이 반대해 되는 일이 없는 것이 여소야대였다. 제대로 된 정책의 발목만 붙잡고 늘어지는것이 여소야대의 본질이다 또 거리에 난무한 화염병, 파업으로 얼룩진 경제를 만든 것도 여소야대로 인한 정치권의 불안이었다고 주장했다.신정치론 등 설득조의 차분한 연설만 계속했던 李會昌선대위의장도 28일 경기지역 연설회에서 여소야대에 대해 독설을 뿜기 시작했다. 여소야대시절의 3金 정치는 3金이 서로 가운데자리에 앉기위해 자리싸움이나 하던 것이었다. 오죽하면 정치사에서 선례를 찾아볼수 없는 여야 3당통합이나왔겠느냐 며 여소야대와 3金정치를 싸잡아 비난하고 3당합당을 옹호했다.

반면 국민회의 金大中총재는 한일축구전을 상기시키며 골키퍼론을 들고나와 견제의 논리를 강조했다. 金총재는 28일 수도권정당연설회에서 골키퍼가 골문은 지키지 않고 중앙선을 넘어오니까안먹어도 될 골을 먹고 있다. 골키퍼(金泳三대통령)의 독선을 견제해 진정한 안정을 찾는 길은 제1야당에 표를 찍어주는 것 이라며 여소야대 재연을 호소했다.

鄭大哲선대위의장도 서울 성북갑지구당 정당연설회에서 현정권은 3無(무원칙, 무책임, 무정책) 3不(불안정, 불분명, 불규칙) 3獨(독주, 독단, 독선) 정권 이라고 몰아붙였다. 鄭의장은 또 정치가실종되고 경제를 파탄지경에 이르게 한 金대통령의 실정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야당의 견제가 필수적이라고 역설했다.

안정론 공방을 벌이는 여야는 중요한 두가지를 의도적으로 묻어두고 있다. 여당은 혼란한 여소야대의 원인으로 지목하는 당시 야권의 한 축이 바로 金泳三대통령이 이끄는 통일민주당이었다는사실을 외면하고 있으며, 야당은 여소야대를 적절한 견제가 아니라 혼란으로 전락시킨 것이 바로야권의 분열이었다는 것을 애써 감추고 있다.

〈金美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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