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4.11이후 與野대화

"정국주도-독주방지..同床異夢"

제15대 총선결과로 각정당 의석분포가 드러나고 새로운 원구성이 1개월여를 남겨둠에 따라 앞으로 與野관계나 대화, 그리고 각정파간의관계가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된다.

의석 분포도를 놓고 볼때 신한국당은 기대이상의 善戰을 함으로써 다소 제약이 없진않지만 對野관계에 임하는 행동반경에 여유가 생겼으며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양당의 의석을 합쳐도 여당을협상테이블로 이끌어낼 만한 능력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與野의 이같은 위상차이는 대화 의 성격에 대한 근본적인 시각차로 연결되며 각당 지도부가 총선정국을 마무리하며 강조하는 대화정치 언급에서도 미묘한 뉘앙스의 차이를 감지할수 있다.예를들어 신한국당 李會昌 선대위의장과 자민련 金鍾泌총재가 15일 민주정치의 근간인 대화와 타협을 강조했으나 서로 다른 시각에서 대화의 필요성을 언급한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李의장은 경쟁을 벌여왔던 야당과 대화와 타협을 통해 국회운영을 주도해 나가야할 것 이라고밝힌 반면 金총재는 이번 총선에서 국민들이 집권여당에 과반수를 주지않고 적절히 분할한 것은대화정치를 하라는 뜻 이라고 해석했다.

약속이나 한듯 한목소리로 대화와 타협을 강조했지만 대화 의 성격을 李의장은 정국주도를 위한대화 로, 金총재는 독주방지를 위한 대화 로 각각 규정하고 있는셈이다.

여기에 신한국당 姜三載사무총장도 이날 역시 화합과 포용의 정치를 역설했지만 초점은 또 다른데 맞춰져 있다는 관측이다.

姜총장은 국민통합의 큰 정치를 실현하는데 여야와 정파가 있을수 없으며 망국적인 지역감정 해소를 위해서도 화합과 포용의 정신으로 정국을 운영해 나가야한다 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국민화합과 미래지향적인 큰 정치구현 을 역설했다.

姜총장이 말한 대화 는 21세기를 앞두고 국가운영에 있어 초당적 협력이 있어야하며 사사건건對與견제보다는 큰정치로 임해야 한다는 주문인 셈이다.

국민회의 金大中총재는 여야대화에 관해 뚜렷한 입장표명을 하지 않고 있지만 자민련 金총재의시각과 별다른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여야는 이와함께 대화 의 성격 뿐아니라 형식에 있어서도 커다란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두 金총재는 金泳三대통령이 자리를 함께하는 3金 회동 을 대화로 규정하고 있는 반면 金대통령은 두 金총재와 동렬에 서는 대화를 염두에 두고있지 않고 있는게사실이다.

이는 3金시대 의 유지를 통해 대권가도의 우위를 점하려는 두 金총재의 전략과자신의 대통령 당선으로 3金시대 의 종식을 고하려는 金대통령의 입장은 현단계에서 타협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대화의 성격과 형식에 대한 여야의 이같은 시각차는 총선과정에서 쌓인 앙금및내년 대권경쟁과맞물려 15대 국회에서도 여야간 대화가 쉽게 활성화되기는 어려울것임을 예고해주는 대목이다.여권의 입장에서는 앞으로 대외관계등 초당적인 협력이 필요할 경우나 미래지향적인 정치를 위한경우에는 언제든지 야당과의 대화를 적극 모색하고 추진한다는 입장이지만 세력간 타협을 위한대화에는 별 흥미를 보이지 않을수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처럼 여야간 대화에 관한 근본적인 접근방법에 차이가 있지만 내달에 들어가면 일단 여야 重鎭간에는 대화의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15대 원구성을 해야하는 실무적인 필요성 뿐만 아니라 새국회 새출발 차원에서 여야대화가추진될수 있기때문이다.

그러나 그같은 대화도 원내총무등 중진 당직자 레벨에서 이루어질 사안으로 총선후 주목되는 영수회담 수준까지는 미치지 못할 것이 확실하다.

또 설사 金대통령이 15대국회 院구성을 전후해 與野 정당대표들을 초청한다 하더라도 진정한 여야대화의 시작이라기 보다는 金대통령이 우월적 위치 를 재확인하는 형식적인 의례절차에 그칠가능성이 높은게 사실이다.

이번 총선결과 세대교체와 3金시대 청산에 대한 유권자들의 열망이 표출됐다고 보는 金대통령으로서는 과거보다 더 두 金총재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으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오히려 15대 원구성을 위한 與野협상에서부터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우선 서울참패의 늪에서 벗어나야 하는 국민회의가 불법 관권선거의혹과 비자금문제등을 다루기위한 청문회개최를 협상조건으로 내세우며 對與 전면공세에 나설 가능성이 적지 않다.金대통령의 대선자금과 자신에 대한 20억 플러스 알파 설및 관권선거의혹을 다루기위한 청문회를 열어 14대 대선과 15대 총선의 불공정, 불공평을 짚고 넘어가겠다는 국민회의 金총재의 의지가 간단치 않기 때문이다.

金총재는 특히 청문회개최를 위해 자민련 金총재와의 회동도 추진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金총재를 면담한 朴智元대변인은 야권공조에 대한 金총재의 의지가 보통이 아니다 고 분위기를 전했다.

金총재가 여야대화보다는 야권연대에 당력을 집중하겠다는 뜻을 굳혔으며 이를 위해 자민련 金총재와의 회동을 추진하는 한편 민주당및 무소속 의원들과의 개별접촉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자민련 金총재 역시 對與공세를 강화할 뜻을 밝히면서 언제든 자연스럽게 만나 대화할 수 있을것 이라고 국민회의 金총재와의 회동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민주당도 지난 10일의 野3당 선대위의장 회동을 통해 정부여당의 불법 관권선거의혹은 청문회를열어서라도 총선이후에도 끝까지 추궁키로 국민회의및 자민련과 합의한 상태이다.과반수 의석에 미치지 못하는 신한국당의 정국주도를 인정치 않으려는야권의 공세로 15대 국회가초반부터 파란을 겪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점을 시사해 주는 대목이다.

다만 신한국당이 야권공조의 밀도를 조절하기 위해 사안별로 야권과의 개별접촉에 나설 가능성은배제할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두 金총재의 경쟁심리가 각개격파의 틈이 되는 것은 물론이다.국민회의 李海瓚 총선기획단장은 이와관련, 15대 국회초반의 與野관계는 긴장속에서 부분적인협조가 이루어지며, 야권내부의 관계는 협조속에서 부분적인 경쟁이 이루어지는 형태가 될 것 이라고 전망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