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韓 과학원 음향기기연구소장 정갑렬씨(45)와 북한 중앙방송 방송작가 장해성씨(50)가 31일 오후 마침내 꿈에 그리던 서울땅을 밟았다.
북한에서 비교적 우대를 받아온 중상류층 지식인과 전문인이라는 점에서 이들의 망명은 북한체제의 한계를 드러내는 동시에 향후 脫北러시현상을 예고해 주고 있다.
길게는 4개월, 짧게는 1개월에 걸친 자유를 향한 필사의 탈출에 얽힌 뒷얘기를모아본다.
○…정씨와 장씨는 각기 별도의 루트를 통해 망명을 시도했지만 비슷한 시기에같은 제3국에 망명을 신청했는데 탈출과정에서 모두 위기일발의 순간을 겪었고특히 인생유전면에서 닮은 점이 많아 눈길.
지난 1월 脫北을 결심한 장씨의 경우 두만강을 넘다가 북한 보초병에게 발각됐으나 중국에 다녀와 맥주와 담배를 주겠다 고 회유하는 방식으로 위기의 순간을 넘겼다는 후문.
정씨 또한 지난달 7일 밤 늦게 북경주재 일본대사관에 도착, 한국으로의 망명을요청하다 내일 다시오라 며 거절하는 바람에 절망의 순간을 맞기도 했으나 이판사판의 심정으로 매달려 한국공관 관계자를 소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가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나 조총련 활동을 하던 부친을 따라 향북한 집안출신이고 중국 吉林에서 태어난 장씨도 부친이 6.25 당시 대전전투에서 사망한열성공산당원 집안 출신이라는 점도 공통점.
이밖에 출신성분 덕택에 두 사람은 金日成종합대학을 나올 정도로 대우를 받고능력을 인정받기도 했으나 초혼에 모두 실패하는등 결혼생활은 순탄치 못했던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북경주재 한국대사관에는 한국으로의 망명을 원하는 탈북자들의 행렬이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이 재확인됐는데 이와관련한 종합대책 수립을 서둘러야 한다는 여론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두사람의 망명사건으로 중국에서의 탈출루트와 홍콩이 한국行의 중요한길목이란 점이 공개된 것과 관련, 당국자들의 우려도 많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일본 언론을 통해 망명사건이 첫 공개된 것과 관련, 월드컵 유치 경쟁을 앞두고 한국의 긴장상황을 국제사회에 알리려는 고의가 개입됐다는 분석이 제기된데 이어 일본당국이 망명요청 사실을 공식 확인한데 대해서도 의구심이 제기되기도.
이케다 일본외상은 30일 일본 국회에서 북경주재 일본대사관에 망명 요청이 왔었던 점과 이에따라 한국측과 접촉했던 사실을 공개했는데 이와관련 외무부는즉각 현지 대사관에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등 민감한 반응.
한편 망명사건의 처리에 있어서 정부는 극도의 보안속에 작전을 진행, 외신보도가 있기까지 외무부 관계자들은 거의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외무부가 어느 선까지 알고 있었는지 여부도 관심거리.
이번 사건은 성격상 북경대사관에 근무하는 직업외교관들이 개입하기는 어려운문제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다만 鄭鍾旭주중대사가 보안관계자들로부터 귀띔을받고 孔魯明외무장관에게 親展으로 보고했다는 후문.
이에따라 외무부 실무자들은 29일 외신보도가 나온후에야 알게됐다는 후문인데일각에서는 아예 사전 통보조차 없었던 것 아니냐는 분석도 없지않다.
북한 과학원산하 음향기기연구소장 정갑렬씨(45)와 북한 중앙방송 소속 방송작가 장해성씨(51)는 31일 오전 8시50분(한국시간 9시50분)홍콩발 대한항공편에가명으로 탑승했으며 駐홍콩 한국총영사관의 보안담당 金雄善부총영사가 이들을 수행해 서울로 갔다.
이들 북한인 2명은 임시여행증명서를 총영사관으로부터 발급받아 홍콩공항을통과했으며 공항 트랩에 오르기까지 보안요원 4명이 이들을 근접 경호했다.
이들 북한인과 김웅선 부총영사는 오전 7시께부터 홍콩공항에 나와 필요한 수속을 마친뒤 휴식을 취하다 다른 승객들이 다 탄 다음 가장 마지막에 트랩을올랐다.
북한인 두명은 비행기에 타기전까지 시종 긴장된 모습이었고 초췌하고 지친 표정이었다.
○…駐홍콩 총영사관의 보안관계자들은 30일 밤늦게야 홍콩정부 및 홍콩주재유엔난민고등판무관(UNHCR)측과 망명.신병인도 절차를 모두 매듭지어 이들의
신변을 인도받았다.
지난 14일과 15일 각각 홍콩에 도착한 이들은 홍콩에서의 조사과정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한국으로의 정치 망명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지고있다.
이들 2명에 대한 처리는 30일 오후까지도 홍콩당국의 최종결정이 나오지 않아보안관계자들은 한때 초조해하기도.
○…1백80명의 탑승객이 모두 빠져나간 뒤 마지막으로 입국장으로 걸어 들어온이들 두 사람은 긴장된 탓인지 시종 굳은 표정이었으며 사진기자들을 위해 서로 손을 맞잡고 만세를 부르는 포즈를 취했다.
정씨는 갈색 구두와 감색 싱글 양복에 미색 티셔츠 차림이었으며 장씨는 검정색 바지와 체크 무늬 점퍼에 넥타이를 매고 흰색 캐주얼화를 신고 있는등 초췌한 표정이었다.
○…입국장 입구에서 5분여동안 머문 이들은 보안당국의 안내에 따라 일반 승객들이 거치는 입국심사 과정을 생략한 채 3층 귀빈실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1층 주차장으로 나가 대기중인 차량을 타고 시내 모처로 이동했다.
○…한편 북한인들의 한국 망명 소식이 알려지면서 김포공항은 이날 오전부터이들의 서울 도착 시간을 확인하려는 사람들과 취재진이 모여들어 한때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북한의 과학자와 방송작가의 망명은 전례가 없는 일인데다 두명이 동시에 입국한다는 점때문인지 입국장에는 AP, AFP, 로이터, 교도통신등 세계 유수통신과아사히신문등 외국의 언론인들도 열띤 취재경쟁을 벌였다.
○…이에 앞서 홍콩을 출발한 이들은 기내 앞자리에 앉은 채 시종일관 말이 없었으며 점심식사도 거른 채 땅콩을 안주로 캔맥주 1통으로 끼니를 때우는등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했다는 후문.
대한항공 관계자는 비행기가 김포공항에 착륙하자 이들 두 사람이 고개를 내밀어 창문을 통해 바깥 풍경을 둘러봤다 며 그러나 그 이전에는 말도 하지 않고 굳은 표정이었다 고 전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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