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중부 수해복구현장 이모저모

"실종자 가족 死體찾다 탈진"

○…수해복구작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실종자 가족들은 31일에도 논과 밭 등 수몰됐던 곳곳을 샅샅이 뒤지며 사체라도 찾으려 이중으로 바쁜 모습.

노환으로 숨진 큰아버지 출상날 새벽에 철원군 갈말읍 청양1리에 있는 다리를 건너다 실종된 文明根씨(55.사업.서울 강서구 염창동) 가족들은 27일 오전부터 5일째 다리에서 3백여m 떨어진 속칭청어골 에 천막을 치고 굴착기로 강바닥을 뒤져가며 시신 수색작업을 전개.

文씨의 회사직원 22명까지 출동해 실종장소에서 한탄강을 따라 30여㎞ 떨어진 승일교까지 찾아보았으나 실패해 주변사람들은 더욱 안타까운 마음.

文씨의 아내 黃敬子씨(39)는 이미 탈진상태로 건강까지 악화되었지만 남편이 꼭 나타날 것만 같아 떠날 수가 없다 고 울먹였다.

아내 김금순씨(59)를 폭우로 잃은 鄭仁太씨(63.농업.철원군 서면 자등3리)도 도로와 통신이 두절된마을에서 5일째 가족들과 함께 삽과 괭이를 메고 아내를 찾아 강을 뒤졌다.

鄭씨는 아직도 아내가 실종된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 며 아내를 찾지 않고는 아무런 일도 못할것 같다 고 탄식.

○…육군 모 포병여단 장병 2백50명은 31일 밤 늦게까지 집중호우로 수해을 입은 漣川군 全谷읍全谷2리 한탄강 국민관광지에서 횃불을 밝혀든채 야간 복구작업을 강행했다.

군 장병들은 이날 하루 종일 이곳에서 도로복구와 침수된 주택청소 등 수해복구작업을 벌였으나해가 지도록 이날 작업 목표량을 달성하지 못하자 횃불을 급히 준비해 야간 작업을 벌이게 된것.

군 관계자는 수재민들이 하루라도 빨리 수마의 상처를 딛고 일어설 수 있도록 시간에 구애없이최선을 다 할 것 이라고 다짐했다.

○…군 부대에서 사병들의 담요포와 군복 등을 세탁하는 세탁트레일러 가 수해복구현장에 투입돼수재민들로부터 큰 인기.

육군 불무리부대는 31일 1회 세탁용량이 2백㎏에 이르는 세탁트레일러 두대를 漣川읍 수해현장에투입, 그 동안 어려움을 겪었던 수재민들의 의류와 담요 20t 가량을 세탁해 줬다.특히 세탁트레일러는 40분만에 세탁은 물론 탈수.건조까지 끝낼 수 있어 일손이 부족한 수재민들의 인기를 끌었다.

이 부대는 세탁트레일러를 앞으로 4~5일 더 수해지역에 투입, 순회하며 수재민들의 세탁을 돕기로 했다.

○…농경지가 침수되고 가축이 떼죽음을 당하는 등 엄청난 피해를 입은 문산읍 마정리 등 외곽지역 주민들은 문산읍 시가지와떨어져 있다는 이유로 복구작업 등 각종 지원에 소외당하고 있다며불만을 토로.

문산읍 마정리는 임진강 물이 넘쳐 5백여㏊의 논이 침수되고 닭 3만여마리가 폐사했으나 타지역에 비해 복구의 손길이 늦어져 주민들의 불만이 고조.

이같은 소식을 들은 육군 전진부대는 31일 4백여명의 장병을 현지에 보내 침수된 집과 축사를 정리하는 등 대민봉사 활동을 전개.

○…주한 미2사단 워렌 에드워즈 작전부사단장은 31일 宋達鏞 파주시장에게 서신을 보내 서부전선의 미군들을 대신해 가정과 재산을 잃은 파주시민들을 위로.

에드워즈 부사단장은 파주시가 원할 경우 미군 병력과 장비를 동원해 수해복구에 나서겠다며 복구작업 동참의사를 표명.

○…30여년만에 최악의 수해를 입은 京畿도 파주지역에서 뙤약볕을 받으며 민.관.군이 합동으로 수해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31일 인근 골프장에는 평일과 다름없이 골퍼들이 몰려 성황을이뤘다.

시가지 전체가 물에 잠겼던 汶山읍과 직선거리로 11㎞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京畿도 坡州시 廣灘면 용미리 ㅅ골프장에는 이날 이른 아침부터 울긋불긋한 복장을 차려입고 골프를 치기 위해 고급승용차를 타고 나타난 골퍼들로 붐볐다.

18홀 규모인 이 골프장에 몰린 골퍼들은 38개팀 1백50여명으로 대부분 서울 등 수도권지역에서찾아온 사람들이다.

파주지역 뿐 아니라 인근 高陽시 ㅎ골프장과 ㄴ골프장, 楊州군 ㅅ골프장도 골퍼들이 몰리기는 마찬가지였다.

수해복구작업으로 인해 사흘째 밤을 지샌 坡州시 한 공무원은 온 국민이 수해의연금을 걷고 수해현장까지 달려와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마당에 수해현장 근처까지 와서 나몰라라 골프를 치는사람들의 의식구조와 인간성을 이해할 수 없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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