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작가 金하기씨 실종 안팎

"월북-납북-강도피습"

중국을 여행중이던 소설가 金하기씨(본명 金榮.38)가 지난달 30일 연변에서 행방불명돼 중국 공안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그의 실종은 安承運목사 사건에 이어 연변지역에서 또다시 발생한 사건이라는점에서 주목을 받고있다.

○…金씨가 釜山소설가협회 회원, 독자 및 기자등 일행 60여명과 함께 중국에도착한 것은 지난달 26일이며 29일 연길시에 도착, 문제의 백두산 등정에 나선 것은다음날인 30일.

金씨는 백두산 등정을 마치고 이날 저녁 동생 金완씨와 동행했던 기자와 함께연길에 있는 북한 식당 금강원 에서 술을 마셨다. 동생에 따르면 金씨는 금강원에도착하기전에 이미 술에 취한 상태였다는 것.

술에 만취된 金씨는 金日成배지를 단 북한여자종업원에게 나는 한국의 소설가김하기로 북한에서 내 책이 나왔다고 하는데 북한에 가서 인세를 받아야겠다고 말했다고 동생 金씨는 전했다.

이어 金씨는 그 여종업원과 함께 밖으로 나갔다가 20분쯤후에 돌아와 동생에게중국돈 2백元을 빌려달라 고 해 돈을 주니까 다시 밖으로 나간뒤 소식이 끊겼다는것.

그러나 형과 함께 나갔던 여종업원이 3분후 들어와 형의 행방을 물었으나 그녀는 모르겠다 는 말만 연발했다.

다급해진 동생이 다른 종업원들에게 물어보니 한 종업원이 해룡으로 간다고하더라 고 대답했다. 해룡은 중국 삼합을 거쳐서 가는 지역으로 북한 회령의바로 건너편이라는 설명을 들었다고 동생은 전했다.

동생은 다음날 새벽까지 형의 행방을 백방으로 찾았으나 결국 실패, 다음날 새벽 연길시 당국에 형의 실종사실을 알리고 이틀후 북경의 한국대사관에 이 사실을보고했다. 대사관측은 곧바로 연길시 당국과 연락, 현재 金씨 사건을 조사중이라고외무부는 전했다.

○…중국연변지역을 여행중이던 작가 金하기씨(38.본명 金榮)의 행방불명사건은술을 마시던곳이 북한이 운영하는 연길시내의 금강원식당이란 점에서 북한에의한 납치사건이 아닌가하는 추측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연길은 지난해 7월9일 安承運목사 납북사건이 발생했던 곳으로 지금까지 한국인여행객들의 안전이 각별히 요구돼온 지역으로서 安목사 사건발생후 1년만에또 비슷한 사건이 발생되지 않았나 하는데 초첨이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지역은 중국내 조선족이 집단으로 몰려살고있고 지금까지 돈많은 한국인을 노린 강도, 살인사건도 심심찮게 발생했던 점으로 보아 단순강도사건이아닌가하는 점도 배제하지 못하고 있다. 金씨가 납북이냐, 강도피습이냐하는데는 몇가지 의문점이 있다.

현재 중국은 嚴打기간(우리의 범죄와의 전쟁)으로 전국에 수백만명의 공안요원이 깔려 각종범죄사건을 색출해내고 있고 이러한 와중에서 납북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며 강도행위도 어렵지 않나하는 지적이다. 북한으로 볼때도 安목사납치사건으로 국제적 여론이 들끓고 있는점에서 소설가 한명을 납북했다고해서크게 이득될게 없고 한국의 기업을 상대로 나진, 선봉경제특구 유치를 위해 발벗고 뛰고 있는 이마당에 과연 납북을 시도하겠느냐 하는 점이다. 다만 확실한것은 동생 浣씨(34)의 말대로 아버지(69)를 모시고 백두산, 연변지역을 관광중인 시점에서 형이 자진월북했을 가능성은 전혀없다는 것이다. 金씨는 부산에부인과 딸, 오는 6일에 돌을 맞는 아들을 두고 있다.

金씨는 주로 민족분단에 관한 소설을 써왔고 영원한 만남 은 북에서 출판된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중국 연변에서 북한에 납치된 것으로 추정되는 소설가 金하기씨(38)의 집인 부산시 금정구 부곡2동 268의79에서는 金씨의아버지 덕경씨(68)와 아내 林정열씨(30) 등 가족들이 金씨의 실종경위를 몰라 애를태우는 모습.아들 金씨와 함께 지난달 27일 중국 연변에 갔다가 2일 오전 8시 중국 대련에서비행기편으로 서울을 거쳐 오후 3시 김해공항에 내려 귀가한 덕경씨는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 역력.

金씨의 아내 林씨는 남편이 떠날 때 혼자 떠나서 미안하다. 내년에 문인협회에서 가는 인도기행에는 꼭 같이 가자 고 약속했다 며 남편은 북한에 제발로갈 사람이 절대 아니며 북한에 납치됐거나 유인됐을 것 이라고 힘주어 말하기도.

한편 3남1녀중 장남인 金하기씨는 아내 林씨와의 사이에 딸 다란양(5)과 아들문권군(2)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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