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北 [대남 보복]발언 분석

"선전포고보다 [心理戰]에 무게"

주한 유엔사측과 북한군의 2일 판문점접촉에서 북한측이 한국 보복 을 천명한것은 실질적인 선전포고라기보다는 심리전적인 성격이 강하다는데 전문가들의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북한측의 이같은 발언은 지난 94년 3월 판문점 남북특사교환 실무접촉에서 북한측 박영수(朴英洙)대표가 행한 서울불바다 발언을 연상케하는 충격적인 것이다.

더욱이 북한측이 가까운 시일내 라고 구체적인 보복 시기를 밝혔다는 점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은 지난 8월이후 한총련 사태와 최근 동해안 잠수함침투사건 등과 관련, 기회있을 때마다 우리측에 대한 보복 을 거론하기는 했으나 이처럼 시한을 못박지는 않았다.

또한 북한이 무장공비침투사건과 관련해 보복운운하며 방송과 유엔에서 협박한바는 있으나 판문점 정전위 비서장회의에서 이같이 직접 협박한 것도 처음있는일이다.

따라서 일부 북한문제 전문가들은 이는 곧 사실상의 선전포고나 다름없다 는예민한 반응까지 보이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발언주체가 비서장회의 북한측 대표(박임수대좌)라는 점에서 이는 북한측의 새로운 의지 를 드러낸 것이라기보다는 동해안 잠수함 사건이후 북한이 보여온 신경질적인 반응의 연장으로 봐야 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동해안 잠수함침투사건과 관련해 북한은 지난달 23일 인민무력부 대변인 담화를 통해 정상적인 훈련 중 발생한 사고 라고 주장, 잠수함과 공비들의 송환을요구했다. 또 북한은 26일에는 당.정.군(黨.政.軍) 비상연합회의를 개최하고 피해자로서 보복할 권리가 있다 고 강변했으며 27일에는 관영 중앙통신 성명을통해 백배, 천배 보복하겠다 고 협박했다.

과거 비서장들의 역할은 협상보다 정해진 가이드라인 속에서 입장을 전달하는것이었다. 따라서 이번 접촉에서 북한이 보인 태도도 철저한 계산아래 미리 준비한 대남(對南)위협발언 으로 볼 수 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의 의도는 점차 협박의 강도를 높임으로써 우리 내부에 존재하는 전쟁에 대한 기피 및 우려 심리를 자극, 우리측의 강경대응 기세를 꺾으려는 의도 라고 분석했다.

또 잠수함사건이 명백한 무력도발사건으로 드러나면서 빼지도 박지도 못하는상황 이 되자 국제사회비난의 화살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는 의도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실제 남북관계를 더욱 긴장으로 몰고가려고 시도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한 전문가는 판문점 등 비무장지대에서 군사분계선을 넘는 무력시위나 서해5도지역에서의 북방한계선 침범 및 국지적인 무력충돌 유도, 해외에서의 요인납치 및 테러 감행 등의 행동을 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고 말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