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급 석불 80체 석탑 61기"불국토(佛國土)를 이루려던 신라인의 의지와 이상이 담겨있는 경주남산은 산전체가 국보급 보물이다. 신라인들이 천년을 두고 쓰다듬었던 남산은 그 자체가신라인들에게 절이요 신앙으로 자리했기때문에 수많은 불적(佛蹟)을 남긴 것이다.
산기슭에 빽빽이 들어찬 소나무, 금강산처럼 일어서는 암골의 산세 등은 겉보기와는 다른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신라인들이 오른던 산길을 따라 발길을 옮기다 보면 소나무옆의 두루뭉실한 바위는 갑자기 부처가 되고 흐르던 시간은 소리없이 멎어 신라로 되돌아간 착각에 빠진다.
경주남산에서 확인된 유적은 보물급 석불만 80체. 석탑도 61기에 이른다. 석불중 52체는 자연바위에 돋을새김을 한 마애불이며 29체는 입체로 조각됐다. 약수골의 마애입상처럼 10m가 넘는 대불이 있는가 하면 은을골의 마애좌불은 1m
밖에 안될 정도로 다양한 조각공원이다.
용처럼 생긴 용두암, 버선을 거꾸로 세워놓은 모양의 버선바위, 나이어린 처녀를 사랑해 목을 맨 할아비의 전설이 담긴 상사바위, 스님이 고깔을 쓰고 염불하는 고깔바위 등 천태만상의 바위가 쉴새없이 방문객을 유혹한다.
금오산(4백68m)과 고위산(4백94m)의 두 봉우리에서 흘러내리는 40여개의 계곡은 모두 동남산 기슭을 흐르는 남천과 서남산을 휘두르는 서천(형산강)으로 이어지는데도 계곡마다 분위기가 달라 권태롭지 않다.
신라문화원이 내놓은 경주남산의 답사코스만 70여개다. 이 가운데 많이 찾는답사코스는 삼릉~금오산~용장마을 순례길과 갯마을~옥룡암~전망대~포석정구간이지만 계곡 어느 하나도 놓치기 아까운 문화재의 보고다.
옥룡암이 있는 탑골의 부처바위는 무리를 지어 장관을 이룬다. 이 일대 30여m주변에 불상.보살상.나한상.역사상.비천상 등 24체의 마애불상군이 하늘에서 내려앉았는데 목조쌍탑과 사자상이 어우러져 신비경을 이룬다.
탑골은 반월성 앞으로 흐르는 남천을 거슬러 1.6km쯤 가면 나온다. 탑골 바로옆계곡이 불곡(부처골)인데 이곳에 마음씨 좋은 하숙집 아주머니 같은 감실부처님(감실여래좌상)이 있다.
입구마을에 가면 유명하지 않으니 탑골로 가라고 권하는 소리를 자주 듣지만땅속깊이 뿌리내린 자연암을 깎아서 감실을 만들었기때문에 관광객의 손때와풍화의 시달림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어느 일본인 학생은 달밤에 이 감실부처님을 찾아왔다가 감복하여 앞에서 하룻밤을 자고 갔다는 실화가 전해진다.
하루일정으로 남산을 둘러보는 가장 흔한 코스는 삼릉골을 따라 상선암~사선암~금오산~용장사터~칠불암~통일전으로 이어지는 약 9.5km 구간이다.
아달라.신덕.경명왕의 능으로 추정되는 삼릉을 거쳐 작은 솔숲을 지나면 바윗길이 시작된다. 5분정도 올라가면 목없는 석불좌상이 마중나와 방문객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또 이 뒤에 마애관음보살상이 스쳐가는 방문객을 잡아당긴다. 이곳을 지나면 암벽에 붓으로 그린듯한 마애선각육존불상이 화사한 미소를 지으며 다가온다. 마치 극락세계에서 바위속의 장막을 걷고 걸어나오는 듯하다.
또한 금오산위의 상사암까지 오르는 길목에는 선각여래좌상, 석불좌상, 마애석가여래대불좌상과 만난다. 산행속에서 마주치는 유적들을 보노라면 무형의 바위위에 혼을 불어넣은 신라인의 뛰어난 기술에 절로 감탄이 나온다.
용장골의 삼층석탑을 비롯 남산의 석탑은 자연석을 그대로 하층기단으로 만들어 석탑 전체가 정상에 얹어놓은 듯하다. 이때문에 5m 석탑이 수십 m의 탑으
로 보일정도로 남산전체가 하층기단역할을 하도록 만든 신라예술의 지혜가 엿보인다.
삼릉골옆의 선방골도 빼놓아서는 안될 순례길이다. 이곳은 신라인의 불심을 사로잡았던 석조삼존불이 서 있다. 배동석불입상으로도 불리는 이 석불은 한 가운데 본존불을 중심으로 양쪽에 본존을 모시는 협시보살을 배치한 7세기초반의걸작 불교미술이다.
본존불여래의 머리는 곱슬머리 나발이고 그 위에 세단의 살상투를 올려 격식은다 갖췄으나 종교적 카리스마는 다 보이지 않는다. 이보다는 여래의 얼굴이 어린 아기의 모습으로 천진난만하게 다가와 마음의 평안을 가져다준다. 뺨이 도톰하고 그 볼에 금방 홍조가 튀어나올 듯 탄력이 있다.
국사골도 신라인의 체온을 느끼려는 방문객에게는 매력이 있다. 골 깊이가 어귀에서 1.2km 밖에 안되지만 봉우리마다 거대한 괴암들이 솟았고 경치가 다양해 동남산의 신비경으로 꼽힌다.
북쪽봉우리에 고깔을 쓰고 앉은 스님같이 생긴 고깔바위, 서쪽 봉우리에 사이좋게 나란히 앉은 두 개의 상사암은 애달픈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정상부근에는부처님머리가 허공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이는 부석(浮石)이 있어 주변의 바위와어우러져 마치 대좌불(大坐佛)같다. 이 산을 하강한 부처님들이 머무는 산으로신앙한 신라인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봉화골은 동남산에서 제일 깊은 골짜기인데 남산불상중 가장 규모가 크고 솜씨가 뛰어난 칠불암으로 유명한 계곡이다. 칠불의 배경은 기묘한 바위로 하늘에잇닿은 듯 높게 솟아 장관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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