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식어가는 [한글사랑]

"멀쩡한 우리말 이름도 改名신청"

세계화의 물결과 함께 외국어에 대한 관심은 높아가는 반면 우리말 이름짓기 등 한글사랑운동은 갈수록 시들해지고 있다.

옷가게,술집,식당치고 외래어 상호를 사용하지 않는 집은 손에 꼽을 정도.

한달 평균 1백여곳의 유흥업소와 음식점이 등록하는 대구 중구청의 경우, 이들 중 약20곳만이 우리말 이름을 내걸고 있으며, 허가나 신고의무가 없는 옷가게,잡화점 등 자유업종은 90%%이상이 외래어 이름을 쓰고 있다.

이같은 외래어 선호현상은 업종이름에까지 퍼져있다. 갈비집이 가든 으로 바뀐지 오래고 조그만구멍가게는 마트(mart) ,머리방은 헤어숍 ,의원은 클리닉 ,비디오방은 시네마 로 높여(?) 불리는 실정이다.

그러나 한글에 대한 관심은 갈수록 줄고 있다. 세계화 물결속에 사업상 필요하다며 미국식 이름은 새로 지으면서 멀쩡한 한글이름은 한자로 다시 개명하고 있다. 한글사랑운동의 요람 이었던대학 동아리들도 자취를 감춘지 오래다.

올들어 대구 중구청에 출생신고한 신생아 약2천5백명 가운데 40명만이 한글이름을 지었으며 이마저 한솔 아름 하늘 슬기 등 몇몇 귀에 익은 이름으로 한정돼 있다.

호적업무 담당자는 신생아의 1.5%%정도만 한글이름을 갖는다 며 초등학생 중 지난해 한글이름을 한자로 바꾼 경우도 32건이나 된다 고 말했다.

또한 97년부터 초등학교 교과과정에 영어가 추가되고 이에 발맞춰 시내 곳곳에 회화학원이 우후죽순격으로 생겨나고 있지만 정작 국어는 학생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

시내 모입시학원의 경우, 입시가 코앞으로 다가오면 국어가 영어보다 2~3배이상 많은 수강생을끌고 있다. 여전히 국어는 단순암기과목 이란 의식 탓에 벌어지는 현상이다.

한글학회 대구경북지회장 이상태(李相泰).(경북대 국어교육과)교수는 한글 경시와 맞물려 외래어사대주의현상마저 빚어지고 있다 며 알량한 지식을 뽐내는 일부 지식인들에 의해 이같은 현상이더욱 가속화되는 실정 이라고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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