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權씨주장 신빙성 있나

"중요내용 번복 진상규명 더 어렵게"

이양호(李養鎬) 전국방장관의 비리의혹 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당사자인 이씨와 무기중개상 권병호씨가 완전히상반된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어 의혹만 증폭되고 있다.

여기에다 권씨가 국민회의측이 지난 17일 의혹을 처음 폭로한지 엿새가 지나는동안 귀국을 거부한 채 미국과 중국등 국외에서 자신의 폭로내용을 계속 번복,진상규명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 전장관의 비리의혹에 관한 권씨의 주장이 바뀐 부분을 정리해본다.

▲1억5천만원 전달여부

권씨는 지난 20일 KBS(한국방송공사) 앞으로 보내온 팩스를 통해 지난해 4월5일 오후 3시께 타워호텔 일식당에서 이 전장관을 만나 4시25분까지 1시간 가까이 이야기를 나누다 5시40분께 골프연습장 주차장에서 이 전장관의 승용차 트렁크에 현금 1억5천만원이 든 가방을 실어주고 헤어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21일 북경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가진 기자회견에서는 당일 이 전장관을 오후 3시30분에 만나 40분 가량 대화를 나눴다면서 승용차에 돈을 실어준 시간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이 전장관을 만난 시간과 관련, 사전에 약속이 돼 있었기 때문에 3시30분이 분명하며 당시 호텔 일식당 영수증에도 시간이 그렇게 찍혀 있었다고 부연했다.

권씨가 이 전장관을 만난 시간에 대해 이처럼 말을 바꾼 것은 비록 30분의 차이이기는 하나 폭로내용의 신빙성을 상당히 퇴색시키는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권씨는 이번 사건을 폭로하는 과정에서 관련 당사자들의 발언, 복장,만난 시간,장소 등을 매우 구체적으로 밝혔고 그같은 구체성이 폭로내용에 힘을실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전장관측이 국방부에 보관중인 국방장관 일정을 근거로 해명한 바에따르면 이 전장관은 당일 오후 6시 드림랜드에서 만찬행사에 참석했기 때문에당일오후 5시40분께 호텔 주자창에 세워져 있던 이 전장관 승용차 트렁크에 돈가방을 실어줬다는 권씨의 주장은 설명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노소영씨에게 전달했다는 다이아몬드 반지 세트

권씨가 국민회의를 통해 폭로한 내용에 따르면 권씨는 이 전장관으로부터 국민은행 보증수표 1천만원짜리 4장을 건네받아 이중 3천6백만원으로 다이아몬드반지와 목걸이를 사고 4백만원은 교통비 등으로 썼다.

그후 이 전장관의 부인과 권씨의 부인이 92년8월 워커힐 호텔 커피숍에서 소영씨를 만나 목걸이와 반지를 건네줬는데 지난해 12월 비자금 사건이 터지자 3년4개월여만에 노 전대통령의 부인 김옥숙씨가 직접 되돌려줬다는 것이 권씨의최초 주장이었다.

그러나 권씨는 북경에서 기자들에게 노태우씨가 대통령이 된 이후에는 김씨를한 번도 만난 적이 없고 소영씨가 자신의 집으로 찾아와 아내에게 직접 반지와목걸이를 되돌려줬다 고 말을 바꿨다.

▲북경까지의 행적

권씨는 북경에서 기자들에게 지난 18일 이번 사건이 보도된뒤 파문이 커질 것같아 일단 북경으로 피했다 고 중국에 오게된 경위를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 18일 권씨가 사용한 서울발-북경행 아시아나 항공권은 지난 12일예매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같은 사실은 권씨가 한국에 들어오기 이전부터 이번 사건의 폭로 시점을 알고있었고 출국시점과 행선지 등에 관한 구체적인 계획을 미리 세워놨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또 권씨는 항공권 예약시점 등을 기자들이 캐묻자 사건 보도 이후 하루빨리서울을 떠나려 했던 것은 사실이다. 처음에는 도쿄로 가려 했으나 항공편이 여의치 않아 북경으로 행선지를 바꿨다 고 답변했다가 다시 LA를 떠날 때부터서울을 거쳐 북경으로 갈 생각이었다 고 횡설수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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