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놓은 96-97경제전망 은 우리경제의 침체국면이 앞으로 상당기간동안 계속될 것임을 예고해주고 있다.
특히 내년에는 성장률이 올해보다 더욱 둔화되고 경상주지 적자도 올해보다 다소 개선될 전망이긴 하나 1백3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여 올 하반기부터 시작된 경기침체가 단순한 조정 국면이 아닌 장기불황의 초기 국면이라는 예측들을 강하게 뒷받침해주고 있다.
이는 그동안 정부가 기회있을 때 마다 강조해온 경기연착륙이 사실상 물건너갔음을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우선 성장률의 경우 KDI는 지난해말 올해 연간으로 7.5%%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으나 지난 7월 7.2%%로 수정했으며 이번에 다시 6.8%%로 재수정했다. 내년 성장률 역시 지난 7월에는 6.7~7.2%%로 내다봤으나 이번에 다시 6.5%%로 낮췄다.이같은 두번에 걸친 경제성장률의 하향 수정은 정부의 예측력이 따를 수 없을만큼 국내 경기의 하강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것이다. 국책연구기관으로서 경제전망을 발표하기 전 정부와 긴밀한 사전협의를 가져야하는 만큼 KDI의 경제전망은 정부의 공식적인 경제전망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경제성장률이 이처럼 급격히 둔화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수출부진과 이에따른 재조정 등을 위한 설비투자의 둔화이다.
지난해 상품수출은 물량기준으로 25.3%% 증가했으나 올해는 13.0%% 증가로 내려앉았고 내년에는 10.5%%로 더욱 위축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설비투자도 지난해의 15.9%% 증가에서 올해는 증가율이 3.8%%로 둔화됐고 내년에도 2.1%%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수출부진에 따라 경상수지 적자도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정부는 올해 경상수지 적자 규모를 당초 50억~60억달러 내외에서 지난 7월 1백50억달러 내외로 대폭 수정했으나 지난번 국정감사때 1백80억달러 내외로 다시수정한 바 있다.
내년에는 세계경제의 지속적인 성장 등 외부적인 요인에 힘입어 경상수지 적자규모가 올해보다 1백32억달러로 올해보다 다소 축소될 전망이지만 역시 우리경제로서는 큰 부담인 1백3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로열티 지급 및 해외여행 등의 증가로 내년도 무역외 및 이전수지 적자가경상수지적자 규모의 절반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 이 부문에 대한 획기적인 개선책이 없으면 앞으로 경상수지 적자를 무역외 및 이전수지가 주도하게 되는기형적인 현상이 고착될 우려도 나오고 있다.
우리경제의 이같은 총체적 위기국면 속에서도 소비자물가는 안정을 지속할 것으로 보여 그나마 위안이 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국제유가가 계속 오르고 있어 물가압박이 계속되고 있는데다 내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펼 경우 그마나 안정국면을 보이고 있는물가마저도 무너질 가능성이 없지 않다.
이렇게 될 경우 가장 경계해야 할 성장 둔화속의 물가 상승이라는 스태그플레이션 이 현실로 나타날 수도 있다.
그러나 KDI는 내년 상반기까기 경기하강이 지속되면서 상대적으로 수요압력이 줄어들고 임금상승률도 올해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돼 스태그플레이션의 가능성은 없을 것 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이같은 전망을 마음편하게 믿고 있는 국민들은 별로 없는 것이 사실이다. 실물경제의 위축에다 국민들의 불안심리가 겹칠 경우 우리경제는 더욱 어려운 국면으로 빠져들 것이 뻔하다.
이래저래 내년은 정부나 국민 모두에게 어려운 한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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