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출제위원 [軟禁생활] 한달

"숙소내외부 철창·철조망"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교수 69명과 검토교사 46명, 관리요원 53명,경찰 7명 등 출제본부 소속 1백75명이 13일 오후 30일간의 연금생활 에서 해방됐다.

심재기(沈在箕) 출제위원장(59.서울대교수.국문) 등 출제요원들은 지난달 14일 한강이내려다 보이는 서울시내 ㅎ호텔에 입소, 이날까지 외부접촉이 일절금지된 채 가장좋은 문제를 만들기 위해 5천여권의 교과서, 참고서, 문제집 등과 씨름해왔다.

출제본부 소속 인원이 지난해의 1백70명보다 5명 늘면서 당초 계획했던 지하 2층 지상 3층 등 총1백36실 규모의 호텔 객실만으로는 이들을 수용하기에 부족하자 국립교육평가원측은 지하에 6실의 방을 더 만들어야했다. 출제교수는 객실당 1명,검토교사와 관리요원은 2명씩 배정됐다.보안유지를 위해 호텔 1층 유리창은 모두 창호지로 도배되고 객실 창문은 봉쇄됐다. 한강변을 접한 곳에는 철조망이 설치됐고 계단통로 철창에도 자물쇠가 채워졌다. 호텔 정문에는 무장경찰이철통같은 경비를 섰다.

지난달 30일 이곳을 격려방문한 안병영(安秉永) 교육부장관도 예외없이 철저한 소지품검사를 받았다.

또 출제위원장과 인쇄본부장간의 핫라인(직통전화)을 제외하고 외부통화는 일절차단됐다. 만일 전화통화를 하려면 위원장의 허락을 받은 뒤 경찰관 입회아래 관리요원이 대신하고 통화내용은 모두 녹음됐다.

음식물 찌꺼기조차 막대기로 휘저어 철저히 검색 했고, 종이쓰레기등은 한달치가 비닐봉지에 담겨 고스란히 호텔안에 보관됐다가 이날 오후 늦게서야 소각됐다.

출제작업이 진행되는 동안 출제및 검토위원들은 스트레스 탓인지 식사를 제대로 하지 않거나 말도 하지 않는 등 몹시 긴장된 모습을 보였다. 심위원장과 관리요원들은 매일 아침마다 수능시험의 출제와 진행이 모두 무사히 끝날 수 있도록 기도를 했다.

출제본부에는 또 언어및 외국어영역 듣기평가 문항 녹음을 위해 교육방송(EBS)소속 성우및 외국인 남녀 1쌍이 각각 포함됐다.

국립교육평가원측은 출제교수와 검토교사들에 대한 지난 1개월간의 수당및 호텔투숙비, 식대 등이 지난해보다 7천만원 가량 늘어난 4억원이 들었다고 밝혔다.

한편 경기 성남시 소재 대한교과서에 마련된 수능시험 인쇄본부 소속 요원 1백27명도 이날 연금생활에서 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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