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방 대출비리 의혹 기업 자금수급에 악영향

우방그룹 이순목회장이 손홍균 전서울은행장에게 거액의 대출사례금을 제공했다는 검찰 발표가알려진 지난달 30일 이후 지역경제계는 큰 충격에 휩싸여 있다.

실제 사례비를 주었는지, 사실이라면 제공한 액수가 어느 정도인지, 지역경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와 이회장의 신변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을지 등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우방측은 대출사례비를 전달했다는 사실을 일단 부인하고 있다. 현재 이회장이 2001 대구유니버시아드 유치를 위해 일본에 머무르고 있다고 전한 우방측은 "이회장이 30일 오후1시30분쯤 전화를 걸어와 '검찰의 자금추적과정에서 착오가 생긴 것 같다. 항공편이 마련되는대로 돌아가 모든것을 해명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우방은 회장이 부재중인 상태에서 회사관계자들은 어느 것 하나 해명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말하고 있으며 실제 그룹운영이 회장 1인체제여서 본인이 진상을 밝히기 전까지는 사실파악이 어려울 것이라는게 업계의 관측이다.

이회장은 현재 검찰이 회사관계자등을 통해 귀국을 종용하고 있어 늦어도 주초에는 귀국할 것으로 우방측은 전하고 있다.

만약 대출사례금을 제공했다면 어느 정도였을까. 그에 대한 해답은 검찰이 밝힌 손전행장의 부동산 매각과정에서 윤곽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손전행장의 서울 동작구 상도동 대지 1백76평과 그에 딸린 주택은 올해초 서울시내 부동산가에 9억5천만원정도에 매물로 나왔으나 시세(8억원선)와 차이가 너무 커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던 물건으로 알려졌다.

그러던 것이 지난6월 이회장의 손위 동서인 소병희씨(56)에게 10억원에 팔렸고 소씨는 순수 본인돈으로 부동산을 샀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10억원의 자금 출처를 두고 검찰은 대출비리와 연계해수사를 벌이고 있다.

지역 경제의 양대축인 섬유, 건설이 최악의 불황을 헤매고 있는 시점에서 불거진 이번 사태는기업들의 자금난에 따른 투자위축으로 이어져 내년에도 경기회복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할까봐 지역경제계는 우려하고 있다.

특히 우방의 경우 지난달 29일 증권관리위원회로부터 기업공개승인을 받은 직후 사건이 터지는바람에 내년2월 증시상장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도덕적 이미지 손상도 클 것으로 우려하고있다.

무엇보다 우방이 지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엄청나 이순목회장의 신변에 이상이 생길 경우대구경북지역은 회생불능의 수렁에 빠질 수 있다는 점에서 총체적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뿐만 아니라 이회장이 위원장으로 있는 2001년 유니버시아드 대회 대구유치와 2002년 월드컵 대구유치도 차질이 없어야 한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 기업인은 "사태 전말은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지겠지만 현행 금융관행상 기업은 은행에 종속될 수 밖에 없는 현실을 검찰이 인정하지 않고 기업이나 기업인에게 제재를 가할 경우 지역 경제전반이 크게 위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것이 지역건설업계와 경제전반의 위기로 연결되지 않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는 지적이 강하게제기되고 있다.

〈崔正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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