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 중진들의 대선정국행보

"'킹런너'할까…'킹메이커'할까…"

여권내 군웅할거식의 대선주자들 중에서 누가 킹을 노리고 있고 누가 킹메이커를 자임하고 있는가. 정가의 궁금사항중의 하나다. 이회창, 이한동, 박찬종고문과 김덕룡장관은 일단 누가 보더라도확실히 킹이 목표다. 그러나 나머지인사들은 애매한 대목이 적잖고 일부는 설령 킹을 추구하고있지만 여의치 않을 것이란 추측이다.

현재 김윤환고문은 겉으로는 부인하고 있지만 사실상 킹메이커를 자처하고있다.또 최형우고문은 아직은 대권 포기설에 펄쩍뛰고 있지만 결국 당권쪽으로 발길을 돌릴 것으로 정가는 점치고 있다. 민주계중진인 서석재의원은 드러내놓고 킹메이커로 나서고 있다. 이홍구대표는대선주자와 킹메이커라는 양칼을 갖고 있다.

김윤환고문은 대선출마 여부를 포함 자신의 거취를 내년 2, 3월쯤 피력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그러나 가까운 인사들에게는 킹메이커쪽으로 얘기하고 있다. 얼마전 자민련소속 경북고 후배의원들 몇명과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도 이같은 뉘앙스를 강하게 풍겼다. 정가에서도 그를 킹메이커로받아들이고 있고 여권내 유력대선주자중에서 박찬종고문을 빼고는 거의다 그의 협력을 기대하며접근을 하고 있다.

이에 비해 최형우고문은 대권이든 당권이든 뭔가 해보려는 의지는 가득차지만 마음뿐인 케이스다. 그래서 울분에 차 있다고 보는게 옳다.

그는 지난 23일 부산에서 문정수부산시장과 지역 국회의원 10명과 만찬을 가진 자리에서 "내가내 개인의 영달과 안위를 위해서 (대선주자로 뛰는 것)하자는게 아니다"면서 "김영삼대통령이후부산에서 몇명이나 당선되겠느냐"며 부산지역의 중심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지난 30년동안 민주화투쟁을 해온 나도 (대선후보)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흥분한뒤"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뒤에서 흠집을 내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나를 비방하는 사람이누군지 잘알고 있다"고 경고까지 했다.

다소 특이한 인사는 이홍구대표다. 그는 유력 대선주자면서도 여의치 않으면 역시 대선후보 결정에 제 역할을 할 뜻을 시사해 주목된다.

서석재의원은 여권내 구룡(九龍)에는 포함되지 않는 인사지만 민주계와 불교계에서 영향력이 건재하다. 그는 보기드물게 킹메이커를 선언하고 있다. 11월들어 최형우고문과 김덕룡장관, 그리고이원종청와대정무수석, 김윤환고문, 민주계 소장파의원등 접촉반경을 확대하고 있다.그는 '민주계'라는 말이 나오는 데 불쾌하게 생각한다. 자신도 민주계가 아니라 범계파의 킹메이커를 내세우고 있다. 특히 최형우고문이 조급하게 처신하는데 못마땅한 표정이며 아직도 그의 대선출마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다만 근래 김덕룡장관과 껄끄러운 관계를 청산한 게 눈길을 끄는부분이다.

〈李憲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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