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1-大邱는 폭력배 천국인가

조직폭력배가 유흥업소의 심야불법영업행위를 단속하는 민선자치단체장인 대구시 남구 이재용 구청장과 그 가족에게 장기간에 걸쳐 협박전화를 했다는 보도내용은 정말 어처구니없다.더욱이 이들 폭력배는 협박전화도 성에 차지않은듯 청장의 집으로 두차례나 찾아가 집안을 아수라장으로 만든데다 중학생아들에게 직접 위협까지 했다는 대목에선 마치 50년대 미국 마피아의소행이나 다름없는 소름끼치는 범죄행위로 섬뜩한 느낌을 준다. 더욱 기가 찬것은 협박에 시달리다 지친 나머지 조직폭력배를 직접 만난 자리에 동석한 지역유력인사가 단속중단을 종용하며 조직폭력배의 편을 들었다는 사실은 예사롭게 넘길 일이 아닌 것 같다. 게다가 문제의 불법유흥업소에 대한 구청·경찰의 합동단속이 시작된 지난 8월이후 구청장에게 구의원 10여명을 비롯한 정치인들이 단속업소를 봐달라는 청탁까지 했었다는 사실은 '유흥업소·조직폭력배·지역유지'가한묶음의 끈으로 유착된 현상으로 보여 소위 지역사회지도층들의 '범죄오염'이 일반의 상상을 뛰어넘는 수준의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다. 그뿐인가. 문제의 유흥업소 밀집지역은 '업소불법'이 난무하던 곳으로 사실상 '대구의 고질'로 널리 알려져있고 이 일대에 대한 단속과 그 실상에 대한보도가 이미 10여년전부터 현재까지 대대적으로 있어온 '유명'한 곳이다.

그런데 경찰은 정작 조직폭력배의 실상을 모른다는 투의 반응이고 남구청장에 대한 협박사실은물론 가해 폭력배의 정체까지 금시초문이라며 뒤늦게 이 사실이 공개되면서 허겁지겁 단속운운(云云)하는 행위는 이들 유흥업소에 기생하는 폭력배와의 유착의혹이 짙다는 현지 분석보도는 더욱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사택에까지 찾아가 난동을 부린사건은 국가공권력에 대한 도전차원을 넘어 무시하는 무정부상태를 연상시키는 중차대한 범죄행위이다. 대구의 공권력이 그동안 얼마나 무기력했기에 이 지경에까지 이르렀는지 정말 개탄할 노릇이 아닌가. 그것도 검찰이 범정부적인 사정차원에서 유흥업소단속을 대대적으로 실시하는 과정에서 일어났다니 이들 조직폭력배들은 문민정부자체의 권위를무시했고 더 나아가 대구시민전체에 대해 중대한 도전행위를 한 포괄적인 폭력으로 규정짓지 않을수 없다. 두번째 이 범법행위를 두둔하며 중재를 선 '유력인사'의 행태는 더욱 용납할 수 없는대시민(對市民) 배신행위로 그 배경을 철저히 밝혀야 할 것이다. 세번째 단속업소를 봐주라는 청탁을 한 구의원·정치인들의 실상도 밝혀져야 하며 조직폭력배나 업소와의 유착의혹이 짙다는 경찰의 행태도 철저히 가려 시시비비를 반드시 밝혀야 한다. 이 사건을 압축하면 지방정부와 일부정치인등 지역지도층이 폭력배의 수중에 들어간 셈이고 이를 징치할 지방공권력은 무력화되는 징후를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결국 시정(市政)이 폭력배의 조종에 좌지우지 된다는 얘기다.따라서 이젠 중앙정부가 무력한 지방공권력에 일대 수술을 가할 수 밖에 없고 시민들은 침해된권익옹호를 스스로 되찾기위해 총궐기, 폭력배에 맞설수 밖에 없는 기막힌 현실에 직면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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