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산업의 발달로 우리나라나 서방선진국에서는 이제 잊혀진 존재가 된 '전당포'가 최근 러시아에서는 폭발적인 호황을 누리고 있다. 공공부문, 민간기업 가릴 것 없이 대부분의 직장이 월급을주지 못하고 있는 최악의 체임 위기가 3개월 넘게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 전당포를 더욱 '불황을모르는 사업'으로 만들고 있다.
1917년 사회주의 혁명 후 "인민을 착취하는 고리대금업"이라는 이유로 전면 금지되었던 전당포가 93년 다시 허용된 후 3년 사이에 전국적으로 4백여개로 늘어났다. 전당포 이용자 수가 모스크바에서만도 연간 4백만 명에 이르는 등 성업을 누리자 정부까지 전당포 사업에 뛰어들어 모스크바에만 11개의 '국영 전당포'가 생겨났다.
은행 등 다른 금융기관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일 정도인 러시아의 현실에서 생계가 막연해진 서민들은 마지막 선택으로 간직하고 있던 귀금속이나 모피등 값나가는 물건을 챙겨 전당포를 찾을수 밖에 없다.
그러나, 급박한 사정으로 이곳을 찾은 사람들에게 러시아의 전당포는 냉정하다. 가져온 물건을 감정한 후 대개 시가의 50~60%%밖에 쳐주지 않고 게다가 15%%안팎의 높은 이자를 요구한다. 따라서 대부분의 국민이 어려움에 처한 현실을 이용해 돈을 번다는 비난과 더불어 일반의 인식이좋지 않은 편이다.
더욱 전당포에 대한 불신을 증폭시키는 것은 이용자들을 교묘히 속이고 귀중품을 갈취하는 사건이 자주 발생하기 때문이다. 귀금속이나 골동품의 경우 이용자가 돈을 갚고 맡긴 물건을 찾아갈때 미리 만들어둔 모조품을 진품대신 되돌려 준다거나 감정을 한다면서 가짜와 바꿔치기 하는 수법이 흔히 사용되는 방법.
그러니 어쩔 수 없이 이용해야 하는 서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전당포는 러시아에서는 하나의 필요악인 셈이다.
〈모스크·바金起顯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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