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경호씨 일가 오늘 서울 도착

○…김경호(金慶鎬·62)씨와 최현실씨(57) 일가족의 귀국을 앞둔 9일 국내에 거주하는 김씨의 가족과 친지들은 설레는 가슴으로 밤잠을 설치는 등 흥분된 분위기속에서 북에서 넘어온 가족들의무사귀환 소식을 반겼다.

그러나 김씨 일가족의 탈북을 실질적으로 도모한 것으로 알려진 최씨의 가족들은 외부와의 접촉을 피한 채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동생 경호씨가 귀국한다는 소식을 언론을 통해 접한 형 경태씨(70·서울 은평구 대조동 24)의 장남 흥석씨(33)는 "아버님이 동생을 만나게 된다는 게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는 말씀과 함께새벽까지 잠을 설쳤다"고 전언.

흥석씨는 이날 오전 8시께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동생을 40여년만에 만난다는 생각에 아버님이오늘 새벽 3시께 겨우 잠이 들어 아직도 주무시고 계신다"고 말했다.

아버지를 모시고 사촌들과 함께 김포공항으로 작은 아버지를 마중하러 나가기로했다는 흥석씨는"공항에서 작은 아버지를 상봉할 수 없다는 얘기가 있지만 안나가볼 수는 없지않느냐"며 "나 또한 아버님을 통해 말로만 듣던 작은 아버지를 만나뵌다는 생각에 가슴이 설렌다"고 소감을 피력.○…최현실씨의 작은 아버지인 최전도(崔全道·77)씨의 집인 서울 송파구 신천동 장미아파트 29동 1102호는 김씨 일가족의 탈북소식이 알려진 이후 문이 굳게 닫혀 있으며 최씨 부부는 모습을감춘 상태.

또 최전도씨의 장남인 철욱(哲旭·43)씨는 평소와 다름없이 오전 9시께 병원에 출근,업무를 보았으나 김씨 일가족의 무사귀환에 대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나중에 이야기 합시다"는 말만 되풀이하며 구체적인 언급을 회피.

○…북한을 탈출, 홍콩에서 한국으로의 망명을 신청한 북한인 김경호씨 일가족등 17명이 북한 탈출 44일만인 9일 오후 서울에 도착하게됨에따라 '대탈북 드라마'가 막을 내리게됐다.그동안 김씨 일가족의 안전한 망명을 위해 홍콩당국과의 외교적 협의를 계속해온 외무부도 "모든절차가 마무리된 만큼 우리가 관여할 단계는 지났다"며 안도하는 분위기.

한 관계자는 "홍콩당국과의 외교적 협의는 6일 우리측 관계자가 김씨 일가를 면담하면서 사실상마무리됐다"면서 "김씨 일가가 9일 오후 김포에 도착하면 간단한 사진촬영을 한뒤 귀순동기에 대한 관계당국의 조사를 받은뒤 귀순절차가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무부는 이에 따라 이날 오전 8시30분부터 유종하(柳宗夏)장관 주재로 실·국장회의를여는등 정상근무하며 김씨 일가족 서울도착상황을 점검.

김씨 일가족은 이날낮 KAL기로 홍콩을 떠나 이날오후 5시께 김포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외무부는 이에 앞서 휴일인 8일 북한담당인 이수택(李秀澤)과장등 특수정책과 직원 전원이 출근,홍콩 현지공관과 연락을 취하며 신병인수절차등에 대한 보고를 받으며 비상근무를 계속.외무부는 특히 8일 언론에 보도된 북한 국가보위부원 유봉남씨(35·평남)와 북한 정보기관요원전학철(全學哲·29·함북 김책시)씨의 홍콩 망명설에 대해 현지공관에 진상파악을 지시했다.한 당국자는 "탈북자들 중에는 자신들의 정보가치를 높이기위해 신분을 속이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두 사람의 신원도 아직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는데 일각에서는 두사람중 1명이 학생이라는 설도 대두.

○…지난 7일 오전 7시30분(현지시간)부터 홍콩 국제공항내 서울행 대한항공 수속창구와 출국장주변에는 북한을 탈출, 홍콩에 체류중인 김경호씨(62) 일가족 등 북한주민 17명의 출발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홍콩주재 특파원을 비롯 한국에서 파견된 취재 및 카메라기자들로 장사진.

홍콩주재 대한항공의 한 직원은 "지난 6월 북한 중앙방송 산하 라디오방송 드라마작가인 장해성씨의 망명때도 항공사측에 사전에 아무런 통보가 없었다"면서 "김씨일가의 안전과 보안유지를 위해 일반 승객들이 이용하는 출국장이 아닌 기자들의 접근이 전혀 안되는 귀빈실을 이용하거나 탑승자의 이름을 가명으로 할 경우 항공기이륙직전에야 탑승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고 전언.○…홍콩에 주재하는 우리 상사주재원이나 교포들은 현지 언론에서 김씨 일가의 북한탈출 사실을1면 머릿기사로 보도해 비교적 상세하게 알고 있었으며 목숨을 건 대탈출이 안전한 귀국으로 이어지길 간절히 바라기도.

산업증권 주재원으로 파견돼 근무하는 기혁도씨(31)는 "임신부까지 포함된 일가족 등 17명에 달하는 대규모 인원이 장장 4천㎞에 이르는 대탈출을 시도해 성공을 거뒀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라며 "앞으로 서울에서의 이들의 삶이 행복으로 가득했으면 좋겠다"고 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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