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공연 15작품뿐 객석도 썰렁

올해 지역 연극무대와 객석은 여전히 썰렁했다.

3년이상 지속되고 있는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한채 자신있는 작품은커녕 작품을 무대에 올리기조차 두려워할 정도로 연극인들 사이엔 패배주의가 만연돼 있는 상태다. 이러다간 대구연극계가 설땅을 잃어버리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마저 감돌고 있다.

올해 대구무대에 올려진 작품은 15 작품(대구 및 목련연극제, 서울극단 공연 제외)정도. 지역에서간판을 내걸고 있는 20여개 극단이 평균 1회 공연도 하지 않은 꼴이다.

모 작품의 경우 12차례나 공연됐는데도 관객이 2백여명을 넘지못했고 대부분의 지역극단 공연이5백여명을 넘지못하는 흥행참패를 면치못했다.

어렵사리 무대에 올린 작품도 연기력이 떨어지는 워크숍 단원을 출연시켜 관객의 실망감만 증대시키는 악순환이 되풀이 된 것.

상당수 극단이 대구·목련연극제, 달구벌축제 등 남이 차려주는 밥상에만 무성의한 작품으로 참가, 연극제용 극단으로 전락했다는 비난을 샀다.

공연장쪽에서 성인극 공연실적이 없을 경우 아동극 대관을 해주지 않겠다는 조건을 내걸정도로많은 극단이 아동극에 매달려 돈벌이에 급급했고 아동극공연을 위해 성인극을 급조하는 형편이었다.

수성동아아트홀 김덕근대리(연극인)는 "극단의 졸속제작·공연이 잇따르면서 관객의 외면을 자초한 면이 있다"며 "그 어느때보다 연극인들의 장인정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연장의 경우 소극장 예전, 아트홀 객석과 무대 등 연극전용 극장이 있으나 시설이 나빠 관람의묘미를 떨어뜨리고 있다. 동아·대백 등 양대백화점의 경우 좋은 시설의 중극장을 갖고있으나 각종 문화강좌나 다른 행사에 밀려 연극이 설자리를 잃고있다.

이런가운데 연기자양성과 한 차원 높은 연극을 위해 꾸준히 제기돼 오던 시립극단창단문제가 논의만 무성한채 10여년째 겉돌고 있다.

대구시의회와 연극인들은 시립극단 창단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으나 대구시는 시립극단 창단을위한 조례개정과 의회설득에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 창단을 기약할 수 없는 상태다.연극인들은 예술혼을 발휘해 수준높은 작품을 내놓지 않고서는 앞으로도 연극의 침체를 벗어날수 없다는 지적을 하면서도 가시적인 결과를 내놓지 못한 한해였다.

〈李春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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