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달서구 상인동 청소년수련원에선 복지시설 아동·청소년 1천여명이 온종일 한바탕 노래잔치를 벌였다. 구세군혜천원 원생들의 '눈꽃송이' '푸른열매'를 시작으로 17개팀이 몇달동안 갈고 닦은 노래실력을 뽐냈다. 함박웃음이 공연장을 흔들었다.
이날 하루만큼 모든 것을 잊은듯했다. 이미 성인이 된 시설 출신의 언니·오빠들도 삼삼오오 모여 함께 즐거워했다.
무대에 선 아이들이 실수라도 하면 공연장은 어김없이 웃음바다가 됐다. 웃음엔 '인정사정'이 없었다. 무대에서 공연을 하던 아이들도 어쩔줄 몰랐다.
합창 경연이 끝나고 장기자랑이 시작되면서 노래잔치는 절정에 이르렀다. 10대들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그룹 H·O·T를 모방한 장기자랑이 세차례나 이어졌다. 특히 남자로 이뤄진 에덴원생들의 'H·O·T' 공연에선 여학생들이 평소 쌓였던 불만과 고민을 모두 쏟아내듯 공연장을함성과 열기로 가득 채웠다. 10대 스타들이 이들의 마음을 달래주는 '비상구'이듯이.사회의 편견이 아이들을 짓누르고 있음을 보여주기도 했다. 대구혜육원의 태권도 시범이 있기전 한 초등학생이 마이크 앞에 섰다. "우리는 부모님과 일찍 헤어지고 남들에게 특별한 취급을받고 있습니다. 어떤 아이들은 '고아가 어딨어요. 고아 좀 보여줘'라며 우릴 이상하게 봐요. 그러나 외로워 하지 말아요…"
'오늘은 즐겁고 행복하게'를 외쳐대던 아이들도 행사장을 떠나면서 '어머니를 부를 때마다 다가서는 어머니 얼굴…'을 부르던 한 친구의 노래말을 기억하며 조금씩 어두워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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