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스파이의 모든것 해부

스파이에 관련된 내용을 집대성한 '스파이 북:첩보원 백과사전'이 발간돼 관심을 끌고 있다.6백여쪽에 2천여개 항목을 자세히 소개한 이 책은 군사학자인 노먼 폴머와 토마스 알렌의 공저.역대 유명한 스파이들의 행동과 그들이 쓴 은어들이 적나라하게 소개돼 있어 전문가들뿐 아니라일반인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이 책에 따르면 스파이들은 대체로 은어를 많이 사용하고 있는데 '드라이 클린'은 '감시할 사람을 결정하다', '피아니스트'는 '비밀 무선 오퍼레이터', '까마귀'와 '제비'는 '요인포섭 임무를 띤남녀 비밀요원'을 의미한다는 것.

일반독자들에게는 유명 스파이들의 경력과 역할이 궁금증을 불러 일으키는데 대부분의 스파이들은 전설적인 얘기를 남기고 있지 않으며 평범하지만 대개 너무나 평범해서 잘 눈치채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2차대전중 활동했던 조세핀 베이커는 파리에 거주하는 미국 카바레 스타로 위장해 프랑스 비시괴뢰정권의 중요 정보를 옷가지에 숨기거나 보이지 않는 잉크로 쓴 악보를 통해 반출했다. 벨기에에서 활동했던 데임즈 블랜취즈라는 여성들로 구성된 스파이 집단은 매일 창가에서 뜨개질을하며 나치의 트럭이나 병사이동 사항을 기록하기도 했다는 것.

다소 애국적인 측면에서도 볼 수 있었던 이러한 스파이 활동에 비해 최근에는 스파이 활동이 대부분 '돈'이 연루된 비열함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도 스파이사의 특징이기도 하다.조나단 폴라드는 미 해군성에 근무하면서 이스라엘에 정보를 팔아 넘겼고 소련의 CIA 끄나풀로밝혀진 알드리치 에임즈는 1백만달러 이상의 예금에 4만달러짜리 재규어 승용차, 6만9천달러의연봉을 받고 있었다. 또 CIA의 고급관리였던 해롤드 니콜슨은 그가 교육시킨 CIA요원의 명단을러시아에 팔아넘겼지만 그 자신 역시 러시아 요원에 의해 감시당하고 도청당했던 것으로 알려져스파이세계의 무상함을 엿보게 한다.

〈鄭知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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