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수년간 공들여 키워놓은 지역금융기관들이 이제 특정기업의 의지에 따라 경영방침이 좌우되게됐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습니다"
조선생명, 대구종금, 동양투신 등 지역금융기관들이 고스란히 특정기업의 손에 넘어가게 된 사태를 지켜본 동양투신 주주 ㅇ씨(중소기업인)의 격앙된 목소리다.
이들 3개 지역금융기관들은 하나같이 지역경제활성화란 대의적 명분아래 지역상공인과 주민들의노력과 자금출자로 태동하게 된 것이다.
이미 갑을의 계열사로 전락한 조선생명은 대구상의 상임의원 25명이 주축이 돼 무려 8회에 걸친정부건의와 기존보험업계의 반대 등 갖은 산고끝에 지난 86년 설립된 지역생보사. 조선생명은 당시 연간 1천5백억원에 이르는 지역자금의 역외유출을 방지하고 지역기업들의 자금공급기능을 확대하겠다는 지역민들의 결의로 태어났다. 또 공공성을 유지하기 위해 1인당 지분한도를 5%%이하로 제한하고 대주주와 소주주를 반반으로 구성, 지분구조를 '황금분할'했다.
그러나 갑을의 경영권 장악으로 조선생명은 설립당시의 취지를 저버리게 됐다. 갑을은 조선생명의 투융자금액 중 상당액을 계열사에 집중시켜 사금융화의 우려가 현실로 드러났다. 이에따라 조선생명과 거래하던 지역기업들이 하나둘 조선생명과의 거래를 중단하는 등 등을 돌리고 있다.대구종금은 지난 79년 지역기업들의 단기운전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태생했다.
설립당시 지역상공인들과 지역민들은 초과이익 발생시 이익금의 30%%이상을 지역산업개발과 사회복지사업에 환원하기로 하는 등 공공성을 강조했던 것이다.
이같은 설립배경으로 지역상공인들과 지역민들은 주주로서 또한 고객으로서 적극 지원, 지역최대단자사로 성장하게 됐다.
지난 89년 지역주민 6만6천30명, 지역상공인 1천6백73명이 출자해 설립한 동양투자신탁도 특정기업의 이익보다는 공익성을 전제로 탄생, 성장한 금융기관이다.
동양투신은 경영권을 장악할 독점주주를 배제시키기 위해 지역상공인으로 구성된 출자자조합에50%%, 지역주민에게 50%%씩 지분을 분할시켰다. 지역상공인들과 지역민들의 아낌없는 지원으로 동양투신은 설립 5년만에 국내최고의 지방투신사로 발판을 굳혔다.
그러나 이제 대구종금은 갑을과 신무림이 지역기업의 윤리를 저버린채 소유지분을 무책임하게 매각하는 바람에 생소한 역외업체(태일정밀)에 대구종금의 경영권을 넘겨줘야 할 상황에 놓였다.또 최근 갑을이 명의개서를 않고 동양투신의 주식을 편법으로 매입, 경영권 장악에 나서 동양투신마저 특정기업의 손에 넘어갈 판국이다. 지역경제계는 "특정기업이 경영권을 장악할 경우 이들금융기관은 특정기업의 이해관계에 따라 자금운용이 될 것이 뻔하며 이는 자금시장과 지역경제의혼란을 초래하게 된다"고 꼬집고 있다.
특정기업에 독점당한 지역금융기관은 '사(私)금융화'의 우려와 함께 자칫 경쟁업체, 비협력적인업체의 회사채발행 및 인수 거부 등에 악용될 소지가 높다는 것이 금융전문가들의 지적이다.또 경쟁업체의 주식을 한꺼번에 주식시장에 내놔 주가를 폭락시켜 경쟁업체를 무력화하는데 악용될 수도 있다는 것.
대구종금의 대주주인 화성산업 이인중 사장은 "특정기업이 공익을 전제로 설립된 금융기관을 장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지역금융기관이 특정업체의 지배하에 들어간다면 지역기업은물론 지역민들로 부터 외면받을 것이다"고 말했다. 〈金敎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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