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여성이 자동차운전을 처음 시작한 것은 1910년대 말이다. 남존여비라는 고루한 봉건사상이 뿌리 깊어 여성들의 사회활동이 원활하지 못했던 시절 여성운전사의 탄생은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이 때문에 초기에 등장한 여성운전사들은 신문의 큰 보도거리가 됐고 사람들로부터 여배우 이상의 인기를 끌었다.
1919년 일제에 항거한 독립운동이 일어난 해 10월 서울 을지로 입구에 문을 열었던 경성자동차강습소에 제2기로 입학한 수강생 46명중에 여자 한명이 끼어 있었다. 당시로서는 매우 놀랍고 기이한 일로 받아들여져 신문에서 크게 보도했다.
"우리 조선에도 개화풍조가 불어옴으로 인하야 불원 경성에도 여자 운전사 한명이 탄생할 모양이라 진실로 재미있는 현상이 아닐수 없다더라"
전북전주 출신의 19세 처녀의 몸으로 상경한 최인선은 강습소 부근 여관에 여장을 풀고 강습소에입학, 정규과정인 학과와 실기 각 1개월씩 모두 두달간의 공부를 시작했다.
강습소측은 매우 신기한 일이라 최인선의 입학을 관계당국에 신고하자 뜻밖의 반응이 날아왔다.여자로서 자동차운전사가 되겠다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니 충분히 교육시켜 훌륭한 운전사로 만들라는 지시였다.
인기가 대단한 최인선은 서울의 택시업자들로부터 주목을 받았다. 졸업과 동시에 모셔가기 경쟁이 벌어졌지만 최인선은 엄한 아버지 때문에 취업하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최인선이 입학한1개월후 함남 원산 출신의 30세된 유부녀 문수산씨가 이학원에 입학, 여성운전사 2호가 됐고 문씨는 졸업후 원산서 택시를 운전했다.
〈전영선 한국자동차문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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