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태풍으로 여권의 정권재창출 구도가 어떤 형태로든 수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점차 유력해지고있다.
이미 김영삼대통령은 한보사태를 '부정부패의 표본'이라고 규정, "이번 일을 부정부패의 뿌리를뽑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해 검찰의 수사결과에 따라 정치권에 엄청난 파고가 일 가능성을 예고했다.
한보사태에 직면한 김대통령의 심경은 한마디로 '통탄'과 '허탈'이라는 말로 상징할 수 있다는 게측근들의 설명이다.
측근들이 전하는 김대통령의 '울분과 침묵'은 이번 사건에 임하는 심경을 그대로 대변하고 있어한보사건 수사결과 정치권인사들의 개입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추호의 '용서'도 없을 것이라는 게 청와대 분위기다.
또 역으로 한보사건 수사결과 정치권에 미치는 직접적 파장이 용두사미로 끝나는 경우에도 여권으로서는 대권구도의 수정을 검토해야만 할 요인을 안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한보사건이 어떻게 결말이 나든 흉흉해진 민심을 달래기 위한 수습책을 마련할 수밖에 없으며,대선을 10개월 앞둔 현단계에서의 유력한 수습책은 어떤 형태로든 대권구도와 관련을 맺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보사태 수습을 전후한 시점에 이홍구대표체제를 포함한 전면적인 당정개편이 단행될 가능성이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는 배경도 바로 그같은 분석에서 비롯된다.
여권의 한 관계자도 "검찰수사 결과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대권구도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해 이번 한보파문이 대권구도의 수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여권 내부에서는 대권구도와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는 김대통령의 '마지막 당정개편'이 당초 예정보다 2~3개월 앞당겨질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신한국당의 한 핵심당직자는 2일 "검찰수사가 모두 종결되면 민심을 수습하기위한 방책들이 강구될 것"이라면서 "그 중 유력한 방책중 하나로 당정개편도 검토될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검찰수사를 가능한한 속전속결로 진행, 가급적 빠른 시일내에 의혹을 파헤친다는 게 여권의 입장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당정개편이 빠르면 2월말께 단행될 수도 있다는 뜻을 시사한 대목이다.그의 이같은 발언은 김대통령의 연초 대권구상이 수정된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있음이 물론이다.김대통령으로서는 정권재창출 구도에 대한 '김심'의 실체를 어느정도 드러낼 수밖에 없는 이번당정개편을 가급적 늦추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는게 그동안 여권내부의 분위기였다.따라서 김대통령이 '조기 당정개편'을 단행할 경우 당초 7월이나 9월께로 상정했던 차기후보 가시화의 시기에 대한 복안까지 재검토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신한국당 일각에서는 특히 이번 한보사건을 계기로 여권의 후보구도가 이른바 '구룡구도'에서 '삼룡구도'나 '사룡구도'로 압축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이다.우선 진실이야 어찌됐든 이번 한보태풍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최형우고문과 김덕룡의원 등 민주계는 새로운 활로를 모색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수사결과 '결백'이 입증된다 하더라도 민주계 대권주자들은 전반적으로 이미지 손상을 입었으며 따라서 민주계후보 단일화론 등이 대두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민정계출신 대선주자의 한 측근은 "기존의 '구룡구도'는 더이상 의미가 없다"며 "후보군 압축이불가피하다"고 말했고, 영입파 대선주자의 한 측근도 "이제 남은 후보는 3~4명에 불과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한보사건은 대충 덮는 수준에서 넘어갈 경우 앞으로 국정운영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는 것은 물론 연말 대선에서도 승리할 수 없다는 게 여권의 인식"이라면서 "검찰수사결과에 '모든 것'이 달려있다"고 말했다.
검찰수사결과 정치권에 어떤 파장이 오느냐에 따라 당정개편 시기와 내용은 물론 차기후보 가시화의 시기 등 대권구도에 관한 밑그림이 근본적으로 수정될 수 있다는 뜻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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